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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모바일뱅킹 못하는데”....은행 점포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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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점 수 10년전 수준으로

합병ㆍ비대면 강화 등 명분

인건비 등 비용절감 효과 커

지방ㆍ고령층 금융소외 우려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시중은행 영업점이 4년 새 600여개가 사라졌다. 은행들이 비용 효율화를 위해 매년 점포를 대폭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에서 점포 통폐합이 특히 활발했다. 아직도 은행 창구가 익숙한 60대 이상 중장년들이 ‘신(新) 금융소외’ 계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시중은행이 운영하는 영업 점포는 총 7012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169개 줄어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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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잠깐 줄어든 것을 제외하곤 계속 늘어나는 추세였다. 10년 전인 2006년 6884개였던 은행 점포수는 2012년 7604개까지 늘었다. 하지만 2013년 7502개로 줄어든 이후 2014년 7304개, 2015년 7181개, 2016년 7012개 등 4년 연속 점포 수가 감소했다. 지난해 점포수는 10년 전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외환은행과 합병한 하나은행이 가장 많이 줄었다. 지난 2011년 당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점포수 합은 1010개였지만, 지난해에는 863개로 14.6%나 줄였다. 한국 시장의 무게중심을 모바일뱅킹으로 옮긴 SC은행도 407개이던 은행 점포를 60% 수준인 254개까지 축소시켰다. 우리은행도 993개였던 은행 점포를 최근 2년 새 894개로 줄였다. 이제 시중은행 중 점포수가 1000개가 넘은 은행은 농협은행(1160개)과 국민은행(1128개) 등 2곳 뿐이다.

경제활동인구가 적은 지방이 서울ㆍ수도권보다 영업점 찾기가 어려웠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남(농협ㆍ수협 제외) 지역의 시중은행 점포는 겨우 33개에 불과했다. 서울 지역 점포수가 2250개임을 고려하면 1.5%에 불과하다. 충북 지역도 은행 두 곳이 43개의 점포를 운영하는데 그쳤다. 물론 농협과 수협 등이 지자체별로 점포나 출장소를 두고 있지만, 이들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는 줄이는 추세다. 올해 농협의 점포 통폐합 계획은 지난해(21개)보다 배 이상 많은 50여개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가 급증하면서 영업점을 찾는 고객들은 대폭 줄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창구를 통해 거래된 입출금 및 자금이체 거래는 전체 거래의 10.1%에 불과했다. 반면 인터넷뱅킹이나 텔레뱅킹 등 비대면 거래를 통한 거래는 53.6%로 5배 이상 많았다.

문제는 은행 점포수가 급감하면서 아직 창구 거래가 익숙한 60대 이상 중장년층은 은행 업무를 보기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은행들이 점포를 대체할만한 이동식 무인점포, 모바일뱅킹 앱(App) 등을 개발하고 있지만, 중장년층이 적극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0대 이상 연령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82%였지만,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13.7%에 불과했다. 10명 중 8명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만, 1.3명만이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점포수를 줄이고 있는데, 문제는 속도”라며 “점포 통폐합이 활발한 지방의 어르신들은 은행 거래가 더욱 힘들어 신 금융소외계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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