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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상 정치부 차장 |
문 후보가 1975년부터 1978년까지 특전사에서 복무했다는 것은 2012년 대선 때부터 알려진 이야기다. 문 후보는 자신에게 '안보관'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특전사 출신인 저에게 종북(從北)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진짜 종북"이라고 반박해왔다. 이날 토론회에서 특전사 사진을 꺼내며 '전두환 표창' 발언을 한 것도 그에게 제기되는 '안보 불안'에 대한 반박을 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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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특전사 복무 시절 공수 훈련 사진. /문재인 캠프 |
대통령 후보로 나선 정치인이 청년 시절 군대에 다녀오고, 게다가 군 생활을 열심히 해서 지휘관에게 상까지 받았다면 그건 자랑할 일이다. 솔직히 군에서 그 지휘관이 누구냐에 따라 상을 받고 거부하고 할 수 있기나 한 일인가. 문 후보가 5·18이나 12·12사태에 투입돼서 그 공훈으로 상을 받은 것도 아닌데 마치 5·18과 '전두환 표창'을 연계하려는 듯한 경쟁자들의 발언과 공세는 선을 넘었다.
물론 이런 사달이 난 데는 문재인 캠프의 책임도 없지는 않다. 문재인 캠프는 최근 '가짜 뉴스 대책단'을 만들어 "전두환에게 표창을 받았다는 것은 가짜 뉴스"라며 엄포를 놨다. 그런데 후보가 직접 나서 "표창을 받았다"고 했으니 '가짜 뉴스 대책단'이 '가짜 뉴스'를 만든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됐다. "굳이 그런 얘기를 그런 자리에서 해야 했느냐"는 광주 지역 주민들 지적도 이해는 된다. 그렇다고 일부의 주장처럼 문 후보에게 "왜 전두환에게 상을 받았느냐" "호남 민중의 아픔을 아느냐"고 까지 할 일은 아닌 듯하다. 안희정 후보는 논란이 커지자 "애국심에 기초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문 후보와 안 후보 지지층의 비방전은 계속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상식과 사실보다는 '어느 편이냐'는 진영 논리가 판단의 기준이 됐다. 편을 갈라 싸우는 선거전에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해도 상식의 선은 있어야 한다. 물론 이와는 별개로 문 후보도 자신의 안보관에 문제가 제기될 때 '특전사 사진'으로 대충 넘어가려 하지 말고 제대로 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정우상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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