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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대학생들에게 신문을”… 한달만에 후원금 44억원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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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 온라인 뉴스 ‘구독 스폰서’ 캠페인

외국인 등 1만5500여명 동참… 130만명에게 ‘읽는 즐거움’ 선물

동아일보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구독을 후원해 달라는 뉴욕타임스 웹사이트 광고. 독자 1만5500명이 “가짜 뉴스에 맞서겠다”며 후원에 동참했다. 뉴욕타임스 웹사이트 캡처


“가짜 뉴스와 ‘대안적 사실’(도널드 트럼프 측근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고문이 사용한 ‘거짓말’의 미화된 표현)에 맞서 싸우기 위해 뉴욕타임스(NYT)에 후원금을 기부하기로 했다.”

워싱턴 주 시애틀에 거주하는 익명의 NYT 독자는 ‘(주류) 언론은 미국 시민의 적’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통하는 ‘트럼프 시대’에 맞서기 위해 지갑을 열었다고 말했다.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대학생들이 좋은 저널리즘을 접할 수 있도록 신문 온라인 구독을 후원하는 스폰서가 되겠다는 것이다.

NYT는 지난달 3일부터 ‘대학생 신문 구독 스폰서 운동’을 벌여 9일까지 1만5500명의 후원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기부금 액수는 한 사람당 적게는 4달러에서 많게는 100만 달러(약 11억3000만 원)까지 다양하다.

이번 후원 운동으로 새롭게 NYT를 읽을 수 있게 된 대학생은 총 130만 명. 학생 한 명의 1년 온라인 구독료가 약 3달러라는 NYT 측의 설명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 한 달 만에 최소 390만 달러(약 44억 원)가 모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에게서 ‘망하고 있는 언론사’라는 맹비난을 받으면서도 연일 날 선 비판과 검증에 나서고 있는 NYT가 ‘트럼프 시대’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젊은 풀뿌리 지원군을 공개적으로 모집하기 시작한 셈이다.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 NYT 발행인은 9일 후원금 모금 경과를 발표하는 글에서 “구독 후원 운동은 미 대선이 끝난 뒤 언론의 독립을 지키고 뉴스 문맹을 퇴치하자는 독자들의 직접 제안에서 탄생했다”고 밝혔다. 독자의 관대한 기부 덕에 “학생들이 자신이 사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뉴스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비록 지금은 ‘가짜 뉴스’ 취급을 받고 있지만 국제주의를 설파하는 대표적 진보 성향 신문으로서 미래 세대 독자를 적극 육성해 고립주의와 보호주의로 대표되는 ‘트럼프 시대’의 파고를 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구독 후원 대상이 미국 소재 공립 대학교 학생으로 제한됨에도 후원에 동참한 인원에는 830명 이상의 외국인도 있었다.

NYT는 트럼프 취임 이후 단연 가장 많은 욕을 먹은 언론사다. 지난해 대선 종료 후 CNN이 트럼프 트위터에 총 18회 언급되는 동안 NYT는 23번 언급됐다. 비슷한 진보 성향 신문인 워싱턴포스트(WP)가 2회 언급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빈도수다. ‘가짜 뉴스’라는 비판은 물론이고 “부정직하다” “국가에 중대한 위험 요소다” “웃음거리가 됐다” 등의 다양한 조롱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았다.

근래 유례를 찾기 힘든 정권과의 마찰에 NYT는 지난달 말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방송에 2010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진실은 그 어느 때보다 지금 더 중요하다”는 내용의 TV 광고를 내보내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 모인 후원금은 NYT 기자들이 강연자로 나서는 온라인 세미나 운영에도 사용된다. NYT 측은 구독료 후원 혜택을 받게 된 학교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 기후변화, 이민 문제, 연방대법원 등 다양한 주제로 웹 강연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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