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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만성질환을 이기자](10)수개월째 밥맛이 없고 소변은 잦다면…‘만성콩팥병’ 의심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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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희 교수 |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경향신문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강덕희 교수가 인공신장실에서 환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 교수는 “만성콩팥병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일찍 발견, 꾸준한 관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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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은 장시간에 걸쳐 콩팥(신장) 기능이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신장 손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콩팥의 기능 또는 구조적인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대한신장학회의 최근 조사결과 국내 만성콩팥병 전체 유병률은 13.7%이며 55세 이상 성인에서는 4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덕희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교수(51)는 “만성콩팥병을 방치하면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이 되기 때문에 일찍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콩팥의 기능이 떨어지면 피로감, 집중력 저하, 식욕 감소, 수면 장애, 한밤중의 근육 경련(쥐), 발과 발목의 부기, 사지 감각이상, 빈혈, 주로 아침에 눈 부위의 푸석푸석함, 피부 건조와 가려움증, 잦은 소변과 야간뇨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평소 적절한 검사를 하지 않으면 말기신부전에 도달할 때까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만성콩팥병은 국내 인구 7명당 1명꼴로 당뇨병보다 발병률이 높습니다. 길어진 수명과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 주요 만성질환의 유병률 증가와 맞물려 환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약물 과다복용이나 조영제를 사용하는 검사의 증가도 만성콩팥병 발생에 영향을 미칩니다. 단위질환당 의료비 지출이 가장 많은 병으로 결국 국가 보건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고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더욱이 환자들이 단순히 콩팥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60~70%에서 심혈관·뇌혈관질환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더 심각합니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조기진단과 치료 등 관리체계가 보다 강화돼야 합니다.”

강 교수에 따르면, 만성콩팥병은 조기 진단과 더불어 본인의 콩팥 상태에 대한 인지가 중요하다. 조기 진단은 소변·혈액 검사로 비교적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지만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사 자체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보험 건강진단에 크레아티닌이나 단백뇨 검사 항목이 포함돼 있어 여기에서 이상이 나오면 병원 진료를 권유하게 된다. 상당수가 귀찮다거나 증세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아예 검사를 받지 않아 뒤늦게 악화된 상태에서 발견되곤 한다. 각각의 콩팥 기능에 대한 개별화된 치료(식이요법, 생활습관·약물을 포함한 포괄적인 치료)를 꾸준하게 받아야 한다.

“만성콩팥병의 정의 자체가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콩팥병을 말합니다. 진행 속도를 늦추고 합병증을 줄이는 치료는 가능하죠. 그래서 만성이 되기 전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를 학회 차원에서 벌이고 있습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 관리에서도 콩팥병 합병증 발생에 대한 관심과 검사가 필요하며 콩팥병 가족력이 있는 환자들의 정기 검진도 중요한 항목입니다.”

강 교수는 근거가 불확실한 민간 치료에 집착해서는 안되며 식이요법에 대한 무관심도 문제지만 지나친 맹신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책적으로 투석 치료와 이식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건강보험 적용 항목을 확대하거나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항상 진실하게(환자에게도, 나 자신에게도)’와 “눈이 반짝이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되자’가 그의 좌우명이다. 신장세포·암세포·혈관세포 등의 변이, 고요산혈증의 새로운 의의에 관한 기초·임상 연구에도 주력하고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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