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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한·미 북핵 공조 이상기류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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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국 때리며 北 감싸.. 정치권 적전분열이 문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한.중.일 순방이 북핵 해법의 실마리를 얻지 못한 채 끝났다. 마지막 일정인 18일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합의는 없었다. 틸러슨은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으나 왕이 외교부장은 대북제재가 아닌 대화만 강조했다. 특히 한국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자제를 언급했던 틸러슨이 정작 중국에서의 회견에선 사드라는 단어조차 입에 올리지 않았다. 우리는 북핵을 둘러싼 미.중 간 엇박자보다 더 심각히 여겨야 할 대목이 한.미 간 이상기류 발생 징후라고 본다.

김정은 정권은 미.중 회담에 맞춰 보란 듯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시험을 강행했다. 그런데도 왕이 외교부장은 고장 난 유성기처럼 북핵 협상론을 되풀이했다. 중국으로선 북한의 여하한 핵.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체제의 붕괴는 방치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이는 북핵 방어용인 사드조차 '중화패권' 가도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한국 때리기'를 계속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한.미 동맹이라는 안전판조차 없다면 중국의 근육질 외교는 더 거칠어질 게 뻔하다. 작금의 한.미 공조상 크고 작은 균열이 그래서 걱정스럽다. 무엇보다 그가 미국 매체와의 회견에서 일본을 '가장 중요한 동맹(most important ally)', 한국을 '하나의 중요한 파트너(an important partner)'라고 구분 지은 대목이 마음에 걸린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가 한.미 동맹을 '린치핀'(핵심축), 미.일동맹을 '코너스톤'(주춧돌)에 비유했던 것에 비해 한.미 관계가 디스카운트된 느낌을 주고 있어서다.

가뜩이나 중국의 사드 보복이 도를 넘고 있다. 19일 현재 사드 부지로 제공한 롯데의 중국 현지 롯데마트 매장 99개 중 80개가 셔터를 내렸단다. 중국이 자국인들의 일자리 손실을 감수하면서 롯데 매장들에 대한 소방점검 등 음성적 제재를 가하면서다.

그렇기에 정부는 미국이 사드 운용 당사자로서 중국을 향해 단호한 목소리를 내도록 적극 주문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 정치권의 적전분열이다. 얼마 전 친문재인계 인사들이 주축인 한반도평화포럼은 미국을 겨냥, "소란스러운 국내 정세를 틈타 야밤에 도둑질하듯 사드를 가져다놓았다"고 했다. 우방을 도둑 취급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완벽한 한.미 안보 공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임을 유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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