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실투실 도다리와 싱그러운 쑥의 만남
맛의 비밀은 섬마을에서 뜯은 해쑥
도다리쑥국. 통영 사람들은 이 단출한 생선국으로 몸과 마음에 봄을 부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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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름모 모양의 짙은 누런색을 띠는 도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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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부터 통영에 있는 거의 모든 횟집에서 도다리쑥국을 팔기 시작한다. 서호시장에 있는 분소식당(055-644-0495)은 50년 가까이 된 집이다. 이 집 도다리쑥국을 먹으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6시~오후 4. 오전 8시만 돼도 도다리쑥국(1만3000원)을 먹겠다는 사람들로 식당 입구에는 긴 줄이 늘어서는 서호시장의 명물이다.
통영에서 도다리쑥국 맛집으로 꼽히는 분소식당. 분소식당엔 오전 8시부터 긴 줄이 늘어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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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재미
도다리 잡는 것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대기 줄이 줄었다. 손님들 대부분 도다리쑥국을 시켜 후루룩 마시다시피 하고 가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10분 내외로 길지 않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주방이 보였다. 갓 잡은 도다리는 곧장 주방으로 옮겨진다. 팔팔 끓는 물에 도다리를 넣고 익힌다. 이때 된장은 약간만 풀고 다진 마늘과 소금을 투하한다. 중요한 건 된장은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것. 유난히 깔끔한 국물 맛을 내는 분소식당만의 노하우다. 도다리가 익으면 손님에게 나갈 그릇에 옮겨 담는다. 도다리를 끓여낸 국물에 쑥과 고추를 넣고 살짝만 익힌다. 쑥이 숨이 죽으면 도다리를 담은 그릇에 쑥과 국물을 담아낸다.
토실토실 살이 오른 도다리와 해쑥이 만나 최고의 맛을 내는 도다리쑥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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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식탁에 도다리쑥국이 등장했다. 맑은 국물에 뽀얀 도다리 살과 푸른 쑥이 둥둥 떠있는 도다리쑥국은 단출한 모습이었다. 대신 그윽한 쑥 향이 코를 사정없이 공격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은 한 술 떴다. 처음엔 청양고추의 알싸함이 입안을 휘감더니 마지막엔 깊은 쑥 향이 지배했다. 도다리 살도 한입 배어먹었다. 푹 익은 도다리 살은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느껴졌다. 한 그릇을 비우고 나자 몸에 열기가 돌았다. 아니 봄기운이 돌았다.
알쏭달쏭 도다리 제철
유난히 향이 짙은 해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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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연 기자 j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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