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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트럼프, 의회연설문 막판까지 고치고 연습하고…이방카 막후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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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오후 6시15분께 연설문 완성", "여성-보육-환경언급은 이방카 작품"

백악관 고위 관리 "트럼프, 의회연설 후 매우 만족해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 그야말로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까지 의회연설문을 고치고 또 고치고 리허설을 반복하는 등 각별하게 공을 들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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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폴리티코가 백악관 관리들을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공식 의회 데뷔 무대인 상·하원 합동연설을 앞두고 최근 며칠 동안 준비를 했으며, 특히 당일에는 집무실 '오벌 오피스'가 아닌 비정치인들을 만날 때 주로 활용되는 '맵룸'에서 온종일 연설문과 씨름했다.

마지막 연설문 검토 작업에는 '오른팔'인 스티븐 배넌 수석전략가 겸 수석고문, 스티븐 밀러 수석 정책고문,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켈리엔 콘웨이 선임고문,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숀 스파이서 대변인, 호프 힉스 전략공보국장 등 핵심 측근들이 총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문 검토 도중 맘에 들지 않는 문장과 표현들을 직접 골라내 다시 검토해 가져오라고 지시했는가 하면, 텔레프롬프터(원고 표시장치) 앞에서 두 차례 리허설하면서 특별히 강조해야 할 중요 대목에 대해서는 억양까지 세밀하게 연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수차례 검토하는 바람에 최종 연설문이 완성된 시점은 의회연설이 3시간도 채 남지 않은 오후 6시 15분이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흑인역사의 달'과 민권에 관한 첫 문장도 오후 5시가 다 돼서 최종 수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의회를 향하는 리무진 안에서 계속 원고를 보며 연습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많은 준비를 한 덕분인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의회연설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끝났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통령 역사가인 더글라스 브링클리는 폴리티코에 "이번 의회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파적 인물에서 벗어나 통합적 인물이 되려고 노력하는 순간이었다"면서 "처음으로 대통령처럼 보였다"고 호평했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후 매우 만족해했다"면서 "백악관으로 돌아와 고위 참모들을 껴안으면서 연설이 어땠는지, 사람들의 평가는 어땠는지 물으며 감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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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5명의 자녀 중 가장 총애하는 장녀 이방카가 이번 연설문에도 관여했다고 인터넷매체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어둡고 공격적이었던 '디스토피아적'(反이상향적) 취임사와 달리 이번 의회연설문에 꿈과 미래, 열망에 관한 메시지가 등장한 데는 이방카의 막후 조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리는 "연설문은 스티븐 밀러의 일이지만 이방카가 연설문의 많은 부분에 대해 밀러와 함께 열심히 검토했다. 특히 이방카는 국민의 사기를 진작하고 열망적인 연설이 되길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확실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이방카는 구체적인 정책과 관련해선 가족 유급휴가, 여성건강, 보육, 환경이슈 등에 관해 조언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정책들과 관련해 이전보다 다소 진전된 발언을 내놓았는데, 일례로 직전 버락 오바마 정부의 환경규제를 맹비난해 온 태도와 달리 이번 연설에서는 "청정 대기와 수질을 보호하겠다"는 메시지를 처음으로 발신했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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