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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황종택의신온고지신] 기색역변(其色亦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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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의 말이다. 역사란 과거 사실을 단순히 발견하는 게 아니라 평가하고 재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제가 있다. ‘사실’의 기록이다. ‘근대 역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19세기 독일의 역사학자 레오폴트 랑케가 대표적이다.

역사는 진실의 기록을 생명으로 한다. 동양 역사서의 전범인 ‘사기(史記)’의 저자 사마천이 자신의 열전인 ‘태사공자서(太史公自序)’에서 “춘추, 곧 역사는 시비를 판별해야 사람을 다스리는 데 좋다(春秋辯是非 故長于治人)”고 강조한 게 뒷받침하고 있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일본 문부과학성이 일본의 독도 영유권 교육을 의무화하는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고시했다. 초·중학생들에게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영토 왜곡 교육을 대폭 강화키로 한 것이다. ‘묵자’는 일찍이 이렇게 경책한 바 있다. “파란색으로 물들이면 파래지고, 노란색으로 물들이면 노래진다. 넣는 물감이 변하면 그 색 또한 변한다. 그러니 물들이는 것을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染於蒼則蒼 染于黃則黃 所入者變 其色亦變 故染不可不憤也)”

일본이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가장 강력한 근거는 1905년 시마네현의 독도 편입이다. 이는 러·일전쟁 승전 후 억지주장일 뿐이다. 일본이 소장하고 있는 ‘태정관문서’를 보자. 일본은 1868년 1월 도쿠가와막부 정권이 붕괴되고 메이지(明治) 정부가 수립됐다. 일본 새 정부의 태정관(총리대신)과 외무대신은 1869년 12월 외무성 고관들을 조선에 파견해 양국 현안인 14가지 항목에 대한 내탐 조사를 명령했다. 그 가운데 ‘울릉도(竹島)와 독도(松島)가 조선 부속’으로 돼 있다는 문제의 시말을 조사하라는 명령 항목이 있었다. 결론은 “울릉도와 그 외 1개 섬인 독도는 우리나라(일본)와 관계없다는 것을 마음에 익힐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 정부 스스로 독도가 한국령임을 인정한 것이다.

삼일절 기간이다. 일본의 양심 회복을 기대하는 건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는 격일까.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其色亦變 : ‘넣는 물감이 변하면 그 색 또한 변한다’는 의미로서 교육의 중요성을 뜻함.

其 그 기, 色 빛 색, 亦 또 역, 變 변할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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