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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설] 악화일로 소득 양극화, 구조적 해법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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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용직과 임시ㆍ일용직 근로자 간 임금격차가 이전보다 더 벌어져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8일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직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은 전년보다 13만3,000원 오른 362만3,000원이었다. 반면 임시ㆍ일용직은 전년보다 4만5,000원 오른 146만9,000원에 그쳐 임금격차가 215만4,000원에 달했다. 정규ㆍ비정규직 간 임금격차는 2012년 188만5,000원 이래 매년 늘어나 2015년 처음으로 200만원을 넘어서며 국내 소득 양극화의 핵심 구조로 고착됐다.

소득 양극화를 악화시키는 구조는 비단 정규ㆍ비정규직 임금 격차만 아니다. 근로자의 경우, 대ㆍ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역시 심각하다. 고용부 조사 결과 2015년 현재 대기업(300인 이상)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561만원이었으나 중소기업(5~299인)은 306만원으로 대기업의 54.5%에 불과했다. 전반적 소득 정체 상황 속에서 특히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근로자의 소득 여건이 상대적으로 더 악화하면서 서민층의 ‘빈익빈’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 소득 양극화는 곧바로 가계소득 양극화 심화 현상으로 이어진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낸 ‘가계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가구 소득(명목)은 5.6% 줄어든 데 반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 소득은 2.1% 증가했다. 가처분소득 기준 5분위 가구의 소득이 1분위 가구 소득의 몇 배가 되는지 따졌더니 2014년 4.45배에서 2015년 4.22배로 줄었다가 올해 다시 4.48배로 반등했다. 지니계수가 호전됐다는 정부 주장에도 불구하고 소득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빈곤 가구에 대한 기초소득 보장 확대 정책과 함께 대ㆍ중소기업 및 정규ㆍ비정규직 임금 격차 해소책이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비정규직의 대대적 정규직 전환, 공공부문 ‘직무형 정규직’ 일자리 마련, 청년 취업자에게 대기업의 80%에 맞춘 임금을 지급하는 한시적 고용 보장책 등을 제각각 공약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차기 정부 출범에 맞춰 보다 현실적인 근로자 임금 격차 완화 방안이 법제화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횡포,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 집착 등 ‘강자’들의 이기주의가 완화되지 않는 한 단순한 제도적 접근은 대개 헛구호에 그치기 십상이다. 정치가 풀어내야 할 진짜 문제, 최대 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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