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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中 사드보복 점입가경…치졸한 롯데 불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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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용지 결정 이후

롯데의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용지 제공 결정 이후 중국에서 롯데 불매 운동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중립을 지켜야 할 관영매체들이 오히려 한국산 제품 불매운동을 부추기고 외교당국도 당연시하는 입장을 밝히는 등 중국 전체가 '광기'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2위 온라인 쇼핑사이트인 징둥닷컴은 지난달 28일 자사 사이트의 롯데마트관을 폐쇄했다. 이와 함께 징둥닷컴 내에서 한국 브랜드 상품 중 일부가 사라져 한국 기업에 대한 의도적 보복이 의심된다. 다만 그동안 하루 매출이 1만위안(약 165만원)에도 못 미쳤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인한 직접 타격은 크지 않아 보인다.

온라인상에서는 롯데를 몰아내자는 자극적인 주장이 봇물을 이룬다. 롯데면세점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롯데는 중국을 떠나라' '단 한 푼도 롯데에 쓰지 않겠다'와 같은 글 수만 건이 올라와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가 운영하는 모바일 주문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지난달 28일부터 롯데마트 서비스를 차단했다. 일부 언론매체는 지난달 26일 한 지방도시에서 주민 10여 명이 '사드를 지지하는 롯데는 당장 중국을 떠나라'는 내용의 플래카드 시위를 하는 모습을 뒤늦게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현지 롯데그룹의 피해도 확인되고 있다. 롯데그룹의 중국 홈페이지(lotte.cn)는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다운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롯데 관계자는 "전산시스템 전문가의 진단 결과 바이러스를 이용한 외부 해킹 공격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달 27~28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 유니콤을 통한 이 페이지 접속 건수를 분석한 결과 접속 트래픽(접속량)이 평소의 10~25배 수준까지 폭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관영매체는 다른 한국 대기업들까지 표적으로 삼아 불매운동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1일 사설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시장의 힘을 통해 한국을 벌함으로써 교훈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은 삼성과 현대에 가장 큰 시장이며 이들 기업에 대한 제재는 복잡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한중 갈등이 가속하고 있어 이들 기업도 조만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글로벌타임스는 1일 군사전문가인 쑹중핑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롯데가 사드 용지로 제공한 성주골프장이 중국 군의 타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쑹중핑은 "중국은 미군의 사드 배치를 중단시키기 위해 평화적 수단을 우선시하겠지만 만약 실제 배치된다면 중국 군은 이를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말을 아낀 채 속앓이만 하는 롯데와 달리 온라인에서 한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협박에 대한 맞불 여론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누리꾼들은 관련 보도 댓글을 통해 "우리가 먼저 단교하고 중국산 불매 운동에 나서자" "우리 기업 생산공장을 동남아 등으로 모두 옮기자" "롯데에 대한 협박과 제재로도 모자라 삼성, 현대까지 걸고넘어지는 것은 WTO 국제무역 질서에 대한 도발"이라는 주장과 성토가 줄을 잇고 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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