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대중음악상 상패 50만원에 사실래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올해의 음반’ 조동진 <나무가 되어>·‘올해의 음악인’ 박재범

‘최우수 포크 노래상’ 이랑 “2월 수입 96만원…” 상패 경매



한겨레

지난해 ‘올해의 음반’ 수상자 이센스가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의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소 뒤 첫 공식일정이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의 대중음악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서울시 구로구 구로아트밸리에서 2월 마지막 날 저녁 7시 시작된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두시간 30여분이 흘러 발표된 ‘올해의 음반’은 조동진의 <나무가 되어>에 주어졌다. 지난해 11월, 20여 년 만에 돌아온 가객이 만들어낸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기타와 스트링을 곁들인 웅장한 앨범이다. 앞서의 ‘올해의 팝 음반’ 부문에서도 <나무가 되어>가 수상하여 앨범은 두 개의 상을 가져갔다.

또다른 2관왕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박재범이다. <에브리씽 유 원티드>(EVERYTHING YOU WANTED) 앨범으로 ‘최우수 알앤비앤소울 음반’을, 박재범은 ‘올해의 음악인’으로 선정되었다. 박재범은 ‘최우수 알앤비앤소울 노래’ 부문에 두 곡의 노래를 올려놓는 등 가장 많은 후보작을 냈다. ‘올해의 노래’는 지난해 내내 음원 차트를 강타한 볼빨간 사춘기의 ‘우주를 줄게’, ‘올해의 신인’은 지난해 10월 동명의 타이틀 앨범을 낸 실리카겔에게 돌아갔다. 한국대중음악상은 방송·언론의 화제성 보도와 무관하게 ‘음악성’만을 절대 기준 삼은 오버그라운드와 언더그라운드를 관통하는 음악상이다. 전통적으로 ‘티아라’(여성용 왕관)를 물려주는 ‘최우수 록 음반’ 상은 지난해 동명의 타이틀 앨범을 낸 홍대 어벤저스 록그룹 에이비티비(ABTB)에게 돌아갔다. 올해는 부문별 ‘음반’과 ‘노래’ 동시 수상자가 없었는데, 2016년이 수준 높은 다양한 음악이 고루 나온 풍성한 한 해였다는 증거다.

한겨레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의 ‘올해의 음반’은 조동진 <나무가 되어>에 돌아갔다. 동생 조동희가 푸른곰팡이를 대신하여 나와 상을 받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 달 전 미리 발표한 공로상은 키보이스의 기타리스트이자 서울재즈아카데미의 설립자 김홍탁에게 주어졌다. 김홍탁은 무대에서 “여전히 양평소방서 등에서 시민들과 음악을 하고 있다”며 “얼마나 팔릴지 모르지만 앨범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특별상은 <젠트리피케이션> 앨범 참여 뮤지션과 작곡가 윤민석에게 주어졌다. ‘이게 나라냐ㅅㅂ’ ‘대한민국 헌법 1조’ 등의 작곡가인 윤민석은 상을 받으며 “민중가요를 30년간 만들어오면서 받아본 거라고는 구속영장, 출두 요구서이고 문화면 대신 사회면에 실리곤 했는데 감회가 새롭다. 저 때문에 고생하신, 지난해 돌아가신 부모님과, 2014년 4월16일 세월호 학살로 별이 된 아이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김해원, 황푸하 등 뮤지션이 수원 지동, 옥바라지 골목, 이태원 테이크아웃드로잉 등의 ‘둥지 내몰림’을 소재로 만든 앨범이다. 앨범을 기획·제작한 자립음악생산조합의 황경하 운영위원은 “눈물이 많지 않은데 음반을 만들면서 많이 울었다. 귀한 자리를 빌려 꼭 말하고 싶다. 마포구청은 아현포차 할머니들의 생계터를 돌려달라, 그리고 뮤지션 리쌍은 한 가장이 일궜던 삶의 터전를 함부로 빼앗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한겨레

‘최우수 포크 노래’를 수상한 이랑은 상패를 즉석경매에 부쳤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젊고 창의적인 웃음이 시상식을 즐겁게 만들었다. ‘텐달라’로 ‘최우수 댄스 앤 일렉트로닉 노래’를 수상한 히치하이커(Hitchhiker)는 온몸을 은빛으로 감싼 콘셉트 의상을 입고 나왔다. 사회를 맡은 소란의 고영배는 “로봇 형태의 캐릭터라 수상 소감을 말할 수 없다. 안에 그 음악을 만든 사람인지도 모른다”고 대신 수상소감을 읽어 웃음을 자아냈다. ‘신의 놀이’로 ‘최우수 포크 노래’ 상을 수상한 이랑은 “지난달 총 수입이 42만원, 2월이 96만원이다. 상을 받지만 상금이 없더라. 혹시 이 ‘메탈릭 디자인’의 소품을 구입하실 분 있느냐”며 상패를 즉석 경매에 부쳤다. 상패는 50만원에 낙찰되었다.

올해의 음반, 음악인, 노래 등의 주요 부문의 수상자가 불참했지만 반가운 얼굴도 있었다. 지난해 복역 중이어서 시상식에 나오지 못했던 ‘올해의 음반’과 ‘최우수 랩앤힙합 음반’ 수상자 이센스가 시상자로 두 번 무대에 서고 마지막 공연을 벌였다. 지난해 10월 출소 뒤 첫 공식 일정이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사진 조재무 사진가

■각 부문별 수상자

[종합분야] - 총 4개 부문

▶ 올해의 음반 : 조동진 [나무가 되어]

관련기사 조동진, 시간을 넘어 강을 흘러 나무가 되다

▶ 올해의 노래 : 볼빨간사춘기 ‘우주를 줄게’

관련기사 리얼한 노랫말? “사실 연애 경험은 별로 없어요”

▶ 올해의 음악인 : 박재범

▶ 올해의 신인 : 실리카겔

관련기사 “음악은 공연으로 완성되는 것” 실리카겔의 도전

[장르분야] - 총 18개 부문

▶ 최우수 메탈&하드코어-음반 : 램넌츠 오브 더 폴른 [Shadow Walk]

▶ 최우수 록-음반 : ABTB [Attraction between two bodies]

관련기사 “우리 음악은 엘리베이터 없는 빌딩 4층에 있는 맛집”?

▶ 최우수 록-노래 : 전범선과 양반들 ‘아래로부터의 혁명’

▶ 최우수 모던록-음반 : 이상의날개 [의식의흐름]

▶ 최우수 모던록-노래 : 9와 숫자들 ‘엘리스의 섬 (Song for Tuvalu)’

관련기사 2012년의 유예, 2016년의 고독과 연대

▶ 최우수 포크-음반 : 이민휘 [빌린 입]

▶ 최우수 포크-노래 : 이랑 ‘신의 놀이’

▶ 최우수 팝-음반 : 조동진 [나무가 되어]

관련기사 조동진, 시간을 넘어 강을 흘러 나무가 되다

▶ 최우수 팝-노래 : 원더걸스 ‘Why So Lonely’

관련기사 빅뱅&원더걸스, 아이돌을 넘어선 아이돌

▶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음반 : 키라라 [moves]

▶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노래 : 히치하이커 (Hitchhiker) ‘텐달라 ($10)’

▶ 최우수 랩&힙합-음반 : 화지 [ZISSOU]

▶ 최우수 랩&힙합-노래 : 비와이(BewhY) ’Forever (Prod. by GRAY)‘

▶ 최우수 알앤비&소울-음반 : 박재범 [EVERYTHING YOU WANTED]

▶ 최우수 알앤비&소울-노래 : jeebanoff (지바노프) ‘삼선동 사거리’

▶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재즈음반 : 최성호 특이점 [바람 불면]

▶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크로스오버음반 : 두번째달 [판소리 춘향가]

관련기사 ?판소리 뒤로 바이올린·기타 선율이…

▶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최우수연주 : 블랙스트링 [Mask Dance]

[특별분야] - 총 2개 부문

▶ 공로상 : 김홍탁

▶ 선정위원회 특별상 (공동수상)

- 음반 [젠트리피케이션] 참여 음악인

- 윤민석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페이스북] [카카오톡] [정치BAR]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