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무인 배송, ‘드론’만 있는 게 아니다…도로 주행 ‘무인 배송 로봇’ 주목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상길’ 로봇이 ‘하늘길’ 드론보다 규제 적고 안전

사람이 관여하지 않고 각종 물품을 배송하는 ‘무인 배송’에 하늘을 나는 드론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최근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일반 도로를 주행하는 무인 배송 로봇을 속속 내놓고 있다.

1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와 엔가제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에스토니아의 스타십테크놀로지스는 무인 배송 로봇의 상용화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이다. 스카이프 공동 창업자인 아티 헤인라와 야누스 프리스가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가 선보인 ‘스타십’이라는 무인 배송 로봇은 아이스박스처럼 생긴 상자에 바퀴가 6개 달렸다. 내부에 18㎏의 물건을 담아 목적지까지 나를 수 있다. 다양한 센서를 탑재해 장애물을 피하고 GPS를 이용해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간다. 물론 사람의 제어가 필요할 때는 원격조정도 가능하다.

중앙일보

스타십테크놀로지스의 ‘스타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주문자가 앱을 통해 배달을 신청하면 스타십은 물건을 싣고 정해진 주소로 이동한다. 주문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스타십이 목적지에 도착하면 주문자는 앱을 이용해 잠겨있는 스타십의 짐칸을 열어 물건을 꺼내면 된다.

스타십은 영국 런던 그리니치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스위스 우체국은 이를 활용한 배송 시스템 도입을 준비 중이다. 미국 워싱턴DC와 실리콘밸리에서도 운영을 앞두고 있다. 프리스 대표는 “스타십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배달 과정을 사람이 지켜볼 수 있다”며 “배달 인건비를 줄여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미노 피자가 뉴질랜드에서 시험 운행에 성공한 피자 배달용 로봇 ‘드루’도 비슷하다. 군용 로봇을 개조해 만든 드루는 인도ㆍ자전거 도로에서 시속 20㎞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드루의 내부는 피자를 따뜻하게 보관하는 온장고와 음료를 차갑게 보관하는 냉장고로 나뉘어 있다. 드루가 집 앞에 도착하면 고객은 미리 설정한 비빌번호를 입력해 피자ㆍ콜라를 꺼내면 된다.

중앙일보

도미노피자가 선보인 ‘드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쿠터 브랜드 베스파(Vespa)로 유명한 이탈리아 피아지오그룹은 짐을 싣고 주인을 따라다니는 로봇 ‘지타’를 선보였다. 일종의 개인용 짐꾼 로봇으로 생각하면 쉽다. 61㎝ 높이로, 상단의 뚜껑을 열어 무거운 가방이나 장보기 물품 등 최대 18kg, 33ℓ의 의 짐을 실을 수 있다. 지타는 걷거나 자전거를 탄 주인을 최대 시속 35㎞로 따라다니면서 사용자에게 '양손의 자유'를 극대화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미리 설정해둔 위치 정보를 이용해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도 있다.

중앙일보

피아지오그룹이 개발한 ‘지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밖에 미국의 사비오케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일부 호텔에서 무인 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투숙객이 프런트에 필요한 것을 요청하면 로봇이 수건ㆍ칫솔 등을 가져다준다. 투숙객 입장에서는 사생활 노출 걱정을 덜고 편하게 각종 룸서비스를 주문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중앙일보

사비오케의 ‘버틀러’[사진 각 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IT업체들이 지상을 누비는 무인 배송 로봇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현실적인 활용도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드론보다 법적 규제에서 더 자유로운데다, 안전성 문제에서도 덜 예민하다. 예컨대 드론은 추락할 경우 자칫 사람이 다치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차세대 기술인 자율주행차와 기술 연관성도 높은데다, 드론보다 더 많은 물품을 더 싸게 배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다임러가 스타십테크놀로지스 지분을 확보하고, 인텔이 사비오케에 투자하는 등 이들 기업에 돈도 몰리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안전에 대한 걱정이 적은데다, 공해ㆍ혼잡을 덜 일으킨다는 점에서 환영받고 있다”며 “무엇보다 배달원에게 팁을 줄 필요가 없다는 게 또 하나의 장점”이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