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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위안부 합의 폐기" 한국인·외국인이 함께한 '3·1절 수요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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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 추산 1000명 참석…올 들어 가장 많아

참가자들, '일본 공식사과'·'위안부 합의안 폐기' 등 촉구

미국인·일본인 "자국민 대신해 미안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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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현욱 김무연 김정현 기자] 제 98주년 3·1절에도 ‘수요시위’가 어김없이 열렸다. 98년 전 이날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며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역사를 떠올리며 올 들어 가장 많은 참가자가 몰렸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1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217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열고 “일본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고 촉구했다.

정대협은 성명서에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여전히 해방은 오지 않았다”면서 “한국 정부는 잘못된 역사를 청산해 피해자 할머니의 명예와 인권을 인권을 되찾는 일에 적극 앞장서라”고 요구했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정운찬(70)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과 심상정(58) 정의당 대표, 표창원(51)·홍익표(50)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정치인과 평화나비 네트워크 소속 대학생, 일반 시민 등 주최 측 추산 약 1000명이 참석했다.

특히 피해자인 김복동(91)·길원옥(89)·이옥선(89)·이용수(89) 할머니 네 분이 자리했다. 그동안 별다른 일이 없으면 한두 분의 할머니가 나오곤 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작심한 듯 지난 2015년 한일 정부가 맺은 위안부 관련 합의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위안부를 없던 일로 하고 소녀상 철거하는 것으로 해결을 지었다”며 “일본 정부가 진심으로 사죄하기 전에 돈을 못 받겠다고도 했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 할머니와 가족들에게 준 게 자선사업이냐”고 되물었다.

대구에서 올라온 이용수 할머니는 “대한민국에 소녀상을 세우는데 건방지게 철거하라고도 반대하기도 한다”며 “대한민국 땅에 빽빽히 세운 뒤 일본 도쿄에도 세울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초 번화가인 동성로광장에 설치하려던 대구 소녀상을 구청과 일부 상인의 반대로 2·28기념중앙공원에 이날 설치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삼일절을 맞아 수요시위 현장에 방문한 외국인도 적잖았다. 일본인 하와(はわ)씨는 “일본에는 소녀상을 향해 입에 못 담을 욕설 내뱉는 사람들이 많다.그런 모습이 화가 나고 슬프다”며 대신 사과했다.

기타리스트인 미국인 세스 마틴(Seth Martin·34)씨는 “오래 전부터 나눔의 집에 가 기타 연주를 해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을 압박해 일본과 협약을 맺게 한 미국 정부가 부끄럽다. 힘으로 다른 나라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식민지 시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며 “미국민들이 평화로운 시위를 하는 배워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운찬 이사장도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안의 즉각 파기를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3.1운동을 기리기 위한 ‘삼일회관’ 건립을 제안했다.

올해 덕성여대에 입학한 대학생 윤이슬(19)씨는 “성노예제 문제는 피해자 할머니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며 “후세에 이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사는 김선미(42·여)씨는 가족과 함께 나와 “나들이 겸 나섰지만 자유 발언을 들을 수록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100분간의 시위를 마치고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 대한 국민 해임안을 전달하기 위해 외교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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