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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무비톡톡] '해빙' 이청아는 왜 그렇게 조진웅을 챙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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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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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영화 ‘해빙’(감독 이수연)이 불안과 공포심을 부르는 심리 스릴러이지만 의외로 러브라인도 존재한다. 이청아가 연기한 미연이라는 캐릭터가 조진웅이 맡은 승훈에게 호감을 드러내는 장면이 여럿 등장해서다. 관객들은 극 초반부터 승훈을 향한 미연의 유달리 각별한 행동을 보며 간호사-의사 이상의 관계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강남에서 개인 병원을 운영하던 승훈(조진웅 분)은 도산 후 이혼한 뒤, 한때 연쇄살인사건으로 유명했던 지역에 들어선 신도시로 이사 온다. 선배의 병원에 월급제 의사로 취직한 승훈. 평소 좋아하던 골프를 못 치는 것은 당연하고, 적은 월급을 받으면서도 끼니를 거르며 하루 종일 수많은 환자들의 진료를 본다.

간호조무사인 미연은 그런 승훈을 안타깝게 여기며, 김밥을 사다주고 전날 과음한 그를 위해 죽까지 사다준다. 부탁을 받은 일도 아닌데 마치 좋아하는 남자친구를 대하듯 살뜰하게 챙긴다. 무엇보다 승훈을 만날 때는 메이크업을 수정하며 좀 더 립스틱을 짙게 바른다.

미연이 늘 승훈의 주변을 맴돌며 눈웃음을 보내지만 어딘가 수상쩍은 행동으로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며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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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아는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승훈을 향한 미연의 마음에 대해 “호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미연이라는 인물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는 무조건적으로 호감인 사람이다. 강남에서 잘 나가는 의사였다가 망하고 신도시로 왔다는 것이 미연의 마음을 움직였다. 미연이 승훈의 조건을 보고 자신의 수준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에게 본격적으로 마음을 드러낸 게 슈퍼 신(scene) 이후다. 슈퍼에서 만나 같은 동네에 산다고 하니 미연이 ‘한 번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한다.”

그러면서 “저는 이 캐릭터가 불쌍했다. 미연이라는 인물을 만났을 때 고민했던 게 저랑은 너무도 달랐다는 점이다. 저는 제 상황이 어떻든 늘 꿈이 있다. 못 이룰 꿈도 항상 꾸고 있다. 미연은 본인이 아무리 잘 해도 원하는 모습이 될 수 없으니까 (잘 보이기 위해)명품 가방을 사고 화장을 하는 것”이라고 캐릭터를 해석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해빙’은 계층이 하락한 의사의 삶을 그린다. 자신이 중산층 이상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승훈이 쫄딱 망한 이후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 괴로움 등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과 대면하게 된다.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다.

이수연 감독은 미스터리 심리스릴러 ‘해빙’을 통해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불안과 공포를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확인하게 되는 인간의 본성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 purplish@osen.co.kr

[사진] '해빙' 스틸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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