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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보험료 싸다고 무조건 갱신형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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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보험 가입전 필수 체크포인트

중도 해지하면 원금도 못 건져

'파인'서 보험료·보장범위 확인해야

보험금 지급제한 사유 등도 따져야

#전업주부 A씨는 2년 전 전세금 인상에 대비해 목돈 마련 방법을 고민했다. 원금을 까먹으면 안 됐기 때문에 펀드 같은 투자상품은 제외하고 저축만 알아봤다. 저금리라 이자가 워낙 낮은데 유독 눈에 띄는 상품이 있었다. 저축성 보험이라는데 이자가 은행 적금보다 1%포인트는 높았다. 다음달 전세 만기가 돌아와 재계약을 위해 저축성 보험을 해지하려 했더니, 보험사는 이자는커녕 원금의 90%만 준다고 한다. 만기 10년짜리 보험이라 중도해지하면 원금까지 손해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땅을 치며 후회했다.

#직장인 B씨는 아버지가 암 진단을 받자 자신도 암에 걸릴 것이 걱정돼 암보험에 가입하기로 했다. 매달 내는 보험료가 가장 적은 ‘갑’보험사의 갱신형암보험에 가입했다. 어느 날 ‘갱신보험료가 큰 폭으로 인상된다’는 기사를 보고 암보험 상품안내장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이 보험은 갱신보험료가 꾸준히 오르는 상품이었다. 10년이 지나니 비갱신형보다 월납입 보험료가 비싸졌다. 게다가 퇴직한 60세 이후에도 만기까지 보험료를 계속 내야 한다. B씨는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고, 가슴을 치며 후회했다.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보험 가입자들의 잘못된 선택이다. 금융감독원은 28일 보험 소비자들의 후회를 막기 위해, 보험에 가입할 때 꼭 따져봐야 할 5가지 포인트를 안내했다. 금융꿀팁의 35번째 주제다.

① 보험 계약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나?

보험은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는 위험보장과 노후의 안정적인 생활자금(연금 등) 마련을 주목적으로 한다. 단기간 목돈 마련을 위한 예ㆍ적금이나 주식ㆍ펀드 등과는 다르다.

장기간 유지를 전제로 설계됐기 때문에 계약 초기에 해지하면 원금조차 못 돌려받을 수 있다. 가입 전 상품설명서의 해지환급금 예시표를 꼭 확인해야 한다. 특히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하는 변액보험은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이 나쁘면 원금에 훨씬 못 미치는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중앙일보

자료: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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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자신의 소득과 보험료 납입부담 등을 잘 따져보고 장기간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에만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② 보험의 목적은 무엇인가? 위험보장 vs 장기 목돈마련(연금수령)

보험은 크게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으로 구분된다.

보장성보험은 보험료는 적게 내는 대신 사고가 발생하면 받는 보험금은 크다. 그렇지만 만기 때 돌려받는 돈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미래 위험 보장의 목적에서 가입해야 한다.

반면, 저축성보험은 보험료를 많이 낸다. 만기 때 일정 이율이나 운용 실적에 따라 원래 낸 보험료보다 더 많은 돈을 돌려받는다. 그러나 보장 내역이 상대적으로 적고, 사고 보험금도 적다. 목돈 마련이나 노후 대비용으로 가입해야 한다.

둘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상품(연금전환 특약이 부가된 종신보험 등)도 있다. 금감원은 그러나, 보험 가입 목적에 맞게 각각 가입하는 게 더 낫다고 조언한다.

③ 어떻게 하면 보험료를 아낄 수 있을까?

매달 내는 보험료가 푼돈이라도 수십 년 내면 승용차 1대 값으로 불어난다. 같은 조건이라면 보험료가 싼 회사의 상품을 고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어떤 경로로 가입하느냐에 따라서도 보험료가 달라진다. 설계사를 통하는 것보다는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게 보험료가 싸다.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 들어가 ‘보험다모아’나 ‘금융상품 한눈에’ 코너를 클릭하면 보험상품별 보험료와 보장범위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생ㆍ손보협회 상품공시 사이트에선 전체 평균 보험료와 비교한 해당 상품의 보험료 수준을 나타내는 ‘보험가격지수’를 통해 상대적인 보험료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보험가격지수가 낮을수록 보험료가 싸다는 의미다.

④ 보장범위와 보험금 지급제한 사유는 무엇인가?

싼 보험료에만 현혹돼 보험에 가입했다가 정작 나중에 필요한 보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장범위와 보험금을 언제 지급하지 않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약관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약관 내용이 너무 많다면 약관의 핵심 내용을 추린 상품설명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그래도 이해가 어렵다면 설계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⑤ 갱신형 vs 비갱신형, 가입 기간ㆍ연령 따져 유리한 게 뭘까?

갱신형은 일정기간 지난 후 납입보험료가 변경되는 상품이다. 비갱신형은 계약 종료 때까지 납입보험료가 같다.

갱신형 상품은 초기보험료는 저렴하지만 보험료가 시간이 지날수록 비싸진다. 특히, 60세 이후에도 만기시까지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기 때문에 퇴직 이후 고정적인 소득이 없는 경우 보험료 납입부담이 더욱 커지게 되고, 결국 보험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보장을 받지 못하게 된다.

중앙일보

자료: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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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보험료 예시표를 통해 가입당시 보험료뿐만 아니라 고령기에 부담해야 할 보험료 수준도 꼭 확인해 갱신형과 비갱신형 가운데 유리한 상품을 선택하도록 한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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