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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정리 좀 되면…" 말 아낀 특검, 마지막날에도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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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이재용 등 10~15명 기소 예정…'수사 끝 재판 시작' 파견검사 잔류 희망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현진 기자] "정리가 좀 되면 (얘기를 하겠다)."

9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는 28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는 출근길에 자신을 기다리며 소회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박 특검은 두 달 반 가량의 수사기간동안 한시도 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마지막 날에도 여전히 할 일이 남아있다는 듯 말을 아꼈다. 여느 때와 같이 이날 아침 8시50분께 출근차량에서 내린 박 특검은 이런 말을 남긴 채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로 올라갔다.

수사는 끝나지만 특검은 숨가쁘다. 이날 박 특검을 비롯한 특검보 네 명과 파견검사, 수사관 등은 수사를 시작한 날처럼 바쁘게 움직였다. 특검은 이날 구속돼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을 비롯해 입건된 피의자 등 10~15명을 기소한다. 특검은 그동안 작성해왔던 공소장을 점검한 뒤 이날 오전, 오후로 나눠 기소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대변인으로 일하며 90일 내내 기자들을 상대해온 이규철 특검보는 출근길에 "90일이란 시간이 금방 가버렸다"면서 취재진들에게도 "고생하셨다"고 말했다.

재판은 이제 시작이다. 수사 종료일인 이날도 특검보들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되는 재판에 참석하느라 긴장한 모습이었다. 이용복ㆍ박충근 특검보는 오전에 열리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경숙 전 이화여대 학장, 이인성 교수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했다.

특검은 공소유지를 위해 파견검사 일부를 잔류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파견검사 없이는 특검과 특검보 홀로 법정에서 피고인, 변호인들과 싸우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 특검으로서는 파견검사 잔류가 절실하다. 특검은 전날(27일) 법무부에 파견검사 9명을 잔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고 이날 중 답변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검은 휴일인 내일(3월1일)도 쉬지 않는다. 수사결과 발표준비를 위해 전원 출근할 예정이다. 특검은 3월2~3일 그동안 수사해왔던 모든 사안에 관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박 특검을 비롯한 특검 관계자들은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보름가량 출근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특검은 수사팀 규모가 줄어듦에 따라 사무실을 옮길 예정이다.

특검 수사의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한 특검 관계자는 "아직 대답할 때가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특검 수사기간이 끝난 것에 대한 소감에 대해서도 "아직 개인적인 얘기를 할 때가 아닌 듯 해 대답하지 않겠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특검이 수사를 종료함에 따라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3라운드로 접어들게 됐다. 1라운드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2라운드는 특검이 각각 맡아서 진행했다면 이제 다시 검찰의 몫이 된 것이다. 특검은 대면조사 등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남은 수사와 SK 등 일부 대기업과 박 대통령 사이의 뇌물수수 의혹,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각종 의혹 등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을 검찰에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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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검 수사종료일인 28일 이규철 특검보가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수사 결과 발표 예상일을 묻는 기자에 이 특검보가 손가락으로 2일을 표시하고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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