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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생활물가 더 안 오른다"…'고물가 논란' 진화 나선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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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야채 가격 급등세 안정화 전망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1.8% 일단 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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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채소류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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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밥상물가가 크게 올라 경기 둔화 국면과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속 물가급등 현상)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물가안정 총책 한국은행이 진화에 나섰다. 향후 구제역 확산 등 추가적인 큰 피해가 없다면 생활 물가가 더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한은은 26일 "생활물가 부문별 점검 결과, 앞으로 당분간 생활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로 전월대비 0.7%포인트 올라 2012년 10월(2.1%) 이후 4년 3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농축수산물, 석유류, 공공요금 등 생활물가 상승률은 전월(1.2%)의 2배인 2.4%로 2012년 5월(2.5%) 이후 4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직격탄을 맞은 계란은 1년 전과 비교해 60% 이상 가격이 뛰었다. 무(113.0%), 배추(78.8%), 당근(125.3%) 등 야채값도 단기간 크게 올랐다.

최근 물가 상승세는 이처럼 밥상에 자주 오르는 식재료 가격들이 주도했다. 실제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에서 생활물가 기여도는 1.3%포인트로 조사됐다.

이런 영향으로 향후 1년간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율 상승 폭은 2011년 8월 이후 5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최근 생활물가 상승은 국제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이 올랐고 평년보다 공공요금 하락폭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개인서비스 요금과 기타 공업제품 가격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한은은 우선 농축수산물 가격과 관련해 "봄철 채소류 출하량 증가, AI 진정세로 점차 안정세를 회복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AI 의심신고 건수는 지난해 12월 일평균 6.9건에서 올해 2월 0.1건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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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에 따른 쇠고기 가격 급등 가능성도 낮다는 판단이다.

앞서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던 2010년 11월부터 2011년 4월에는 돼지고기 가격이 19.1% 올랐다. 당시 바이러스 배출량이 소의 1000배가 넘는 돼지 구제역 바이러스였던 데다 정부가 초동 방역에 실패해 전국 돼지 사육두수의 33.6%인 332만마리가 살처분된 영향이 컸다.

당시 국산쇠고기 가격은 9.8% 하락한 반면 대체재인 수입쇠고기 가격은 8.3% 상승했다.

한은은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는다면 축산물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1월 국제유가는 전년대비 약 2배 수준인 50달러 중반대까지 올랐다. 다만 한은은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향후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공요금도 올해 상승폭이 평균 1% 미만으로 예상된다. 최근 2%대 중후반대 상승률은 보인 개인서비스 요금도 민간소비 둔화로 추가 상승압력이 낮다는 평가다.

다만 가공식품 가격은 조금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가격식품 가격에 3분기 선행하는 IMF지수가 지난해 2분기 3.5% 상승했다는 것이 근거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라면 4.8%, 맥주 4.2%, 탄산음료 4.7% 등 주요 가공식품 가격이 인상됐다.

이밖에 섬유제품, 의약품, 화장품 및 기타공업제품 가격은 내수부진으로 상승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1월 예상한 1.8%에 대체로 부합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분간 2% 안팎에서 등락하겠지만 하반기에는 이보다 다소 하락할 전망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도 1%대 중후반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월 전망한 물가상승률 전망을 당장은 바꿀 계획이 없다"고 했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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