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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TF현장] '태극기 집회'의 그림자…반말에 고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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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요구하는 '태극기 집회'가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집회 참여자들이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외부 음식을 먹고 있다. /중구=신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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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중구=신진환 기자] "나이 드신 분들이라서 제지하기가 어려워요."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 인근의 한 패스트푸드점. 모자를 눌러쓴 2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 A 씨는 매장을 정리하다 하던 일을 멈춘다. 사람들로 꽉 찬 매장을 훑어보더니 이내 한숨을 내쉰다.

고된 노동 때문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2층으로 이뤄진 이곳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반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해체를 요구하는 이른바 '태극기 집회'가 열리는 곳에 있는데,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음식을 주문하지 않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A 씨는 "반드시 모든 사람이 음식을 주문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평일 때 직장인들은 거의 음식을 주문하고 자리를 사용하지만, 태극기 집회가 열리는 날에는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지는 것 같아요. 평일과 비교하면 회전율이 많이 떨어지죠"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나이 드신 분들이다 보니 제지하기가 어려워요.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쉽고 어른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라며 쓴웃음을 짓는다.

수만 인파가 몰리는 집회로 인해 인근 상점들은 사람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깜짝 특수'를 누릴 수도 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부 시민들의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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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요구하는 '태극기 집회'가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집회 참여자들이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외부 음식을 먹고 있다. /중구=신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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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안을 살펴보니 계산대가 있는 1층보다는 직원들이 발길이 덜한 2층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시민이 많다. 일부는 외부에서 반입한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통으로 '태극기'기 옆에 놓여 있는 것으로 비춰봤을 때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로 보인다.

외부 음식을 먹고 있는 한 시민에게 물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여성은 "싸 온 음식을 먹으면 안 되는 법이라도 있느냐"고 되물으면서 "왜 저한테만 그러냐"고 불만을 터트린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여성은 "여기서 커피를 사서 먹었고 컵을 치워서 아무것도 안 시킨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부 시민들의 몰상식한 행동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아르바이트생도 있다. 쓰레기통을 치우던 아르바이트생 B 씨 "아무래도 어려 보이니까 아저씨나 아줌마들이 반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것 좀 버려'라는 식이죠"라며 "하인 부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스트레스가 심하고 심적으로도 고통스러워요"라고 한탄한다.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빵 전문 프랜차이즈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역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다. 20대 여성 C 씨는 "집회에 참여한 분들이 갑자기 큰소리로 구호를 외쳐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었어요. 어떨 때는 만취한 분들이 와서 지적하는 일도 있고요, 질서를 지키지 않는 분들도 꽤 많아요. 그럴 때는 정말 일을 관두고 싶을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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