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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지지율 6.3%… 바른정당, 한달 만에 존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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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지율 한 자릿 수 그쳐 / 23일 현재 6.3%… 정의당과 비슷 ‘수모’ / 한국당 13.4%… ‘보수적통’ 경쟁 뒤처져… 당내 대선주자들도 1∼3%대 ‘바닥권’ / 전문가 “정체성 혼란이 가장 큰 원인”… 보수·진보 양측 모두서 애매한 위치 / 중구난방 토론·지역적 기반 없어 약점

24일로 창당 한 달을 맞는 바른정당이 휘청이고 있다. 당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그쳐 ‘보수 적통’ 경쟁대상인 자유한국당에 뒤처진 지 오래다. 당내 대선주자들도 1∼3%대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체성 혼란 및 지역기반 부재 등이 침체 원인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개혁적 보수’를 외쳤던 창당 초기 정신으로 돌아가 자유한국당과 차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20∼22일 실시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바른정당은 6.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45.4%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한국당의 13.4%에도 못 미쳤다.

비교섭단체인 정의당(4.7%)과 비슷한 수준이다. 두 달 전만 하더라도 바른정당의 기세는 무서웠다. 새누리당(현 한국당) 탈당을 선언한 지난해 12월 말 같은 기관 여론조사(12월 27·28일 조사)에서 바른정당은 개혁보수신당이라는 이름으로 17.4%의 지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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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정병국 대표(오른쪽)와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보고서를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재문 기자


정체성 혼란이 지지율 추락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보수와 중도층으로부터 ‘우리 편’이라는 믿음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바른정당은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에서 애매한 위치에 처한 상황”이라며 “보수층은 자유한국당에 뺏겨 버리고, 중도층은 안희정 충남지사나 국민의당한테 빼앗겨 버리니 어느 쪽에서도 지지층을 결집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당내 대선주자들에 대해 진보쪽에서는 ‘옛날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같이하지 않았느냐’고 거부하고, 보수층에서는 ‘배신자’라고 외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당내 민주주의적 토론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지도부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해 중구난방식 토론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중진의원은 “선거권 인하 논란 등에서 일부 반대가 있더라도 빨리 정리하고 나갔어야 했다”고 자성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다른 당은 의원들의 평균 선수가 재선 정도인데, 우리 당은 삼선”이라며 “의원들이 자기들 의견이 제일인 줄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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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대권후보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이재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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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적 기반이 없는 점도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당의 TK(대구·경북), 국민의당의 호남과 같은 명확한 지역적 지지기반이 없어 당을 받쳐 줄 지지층의 충성도가 약하다는 분석이다.

위기 돌파를 위해서는 정체성 확립이 급선무라는 진단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바른정당이 지지도를 끌어올릴 곳은 보수층밖에 없다”며 “창당 초기에 혁신을 통해 새로운 보수로 태어나겠다고 했는데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탄핵 전까지 매일 오후 8시에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 김무성 의원 등 중진들이 모여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정국대응 및 지지율 반등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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