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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대내외 불확실성 여전…韓銀 "4월 위기는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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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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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하한 뒤 내리 8개월째다. 최근 수출이 4개월 연속 오르는 등 국내 경제 흐름이 양호한 데다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 섣불리 기준금리를 조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3일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가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미국 신정부 정책의 전개 방향, 가계부채 문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보다 경기 흐름이 좋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최근 세계 경제가 전반적인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수출이 지난 1월 전망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업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유가 상승으로 자원수출국 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출 경기가 개선됐다"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품목뿐만 아니라 대부분 품목에서 고루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이 한국 경제를 이끄는 큰 동력으로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수출은 지난해 저유가와 글로벌 공급 과잉 등 여파로 2년 연속 감소하다 작년 11월부터 완연한 'V'자를 그리며 반등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2% 늘면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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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총재는 미국을 필두로 한 보호무역주의 심화와 가계부채 등 불확실성이 산적해 있어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 견주어 총량도 너무 많고, 저소득·저신용 취약 가구 등 상환 부담이 우려된다"면서 "미·중 양국 간 통상 갈등이 심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원화도 강세로 돌아서면 수출 타격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일부에서 제기하는 '4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 지나친 비관론을 우려했다. 이 총재는 "4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와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만기도래 등을 이유로 위기설이 불거졌지만 실제 위기로 전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특히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과 거리가 먼 언론 보도 등에서는 국내 경제에 대한 파급 영향과 왜곡 정도 등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피력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한국은 최악의 환율조작국"이라는 내용의 보도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공동으로 항의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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