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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경산 문명고, 찬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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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학부모 철회 요구에 '태극기 집회 노인'들 "반대"

뉴스1

17일 경북 경산 문명고 학부모들이 교장실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2017. 2. 17. 정지훈 기자/뉴스1©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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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뉴스1) 정지훈 기자 = "내용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교과서로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17일 경북 경산 백천동에 있는 문명고교 주변은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에 반대하는 학생·학부모와 이를 지지하는 보수단체와의 충돌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사립학교인 문명고는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한 유일한 학교다. 처음 3개교가 신청을 했으나 2개교가 신청을 철회하는 바람에 유일한 학교가 됐다.

교육부는 지난 15일까지 전국 중·고교를 대상으로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받았고, 문명고와 경북 영주의 경북항공고, 구미 오상고 등 경북지역 학교 3곳만 신청했었다.

이후 구미 오상고는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등의 반발에 부딪히자 이튿날 신청을 철회했다. 경북항공고도 같은 사정으로 17일 신청을 철회했다.

전교조 등 진보단체들은 문명고의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에 대해 "절차를 무시한 결정"이라며 1인 시위 등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문명고 앞 인도에는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들이 찢어진채 바닥에 나뒹굴었다.

현장에 있던 한 경찰은 "학교 안에서 연구학교 신청에 항의하는 학부모·학생과 이를 저지하려는 '태극기 집회 시민'들과 충돌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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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북 경산 문명고등학교 인근에 학부모들과 전교조 등 사회단체들이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에 항의해 게시한 플래카드들이 인도 위에 찢겨져 있다. 2017. 2. 17. 정지훈 기자 /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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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교장실 앞에서 반대 피켓을 들고 '신청 철회'를 요구했다.

학부모 조현주씨(41·여)는 "우리는 비교교과서로 연구를 한다는 것 조차 원하지 않는다. 신청을 했던 2곳이 신청을 철회했다는 데 전국에서 유일하게 굳이 연구비까지 받아 불명예스럽게 배우게 하고 싶지 않다. 왜곡 등 내용에 문제가 많은 국정 역사교과서는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학부모는 "역사를 기계처럼 주입하는 방식의 교육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교문 밖에서는 '태극기 집회시민'이라고 밝힌 노인 20여명이 경찰과 마주선채 '국정 역사교과서를 채택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법으로 제정하고 우수한 집필진이 만든 교과서를 왜 반대하느냐"며 "연구학교 신청을 철회해선 안된다. 반드시 실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노인은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민주노총과 전교조는 한 몸이며 공산당"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문모씨(55·여)는 "학교장이 하겠다고 하면 하는거지, 왜 학교 앞에서 집회를 하느냐"며 "내 주변의 학부모 중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집집마다 전화를 해서 반대 집회에 나가자며 못살게 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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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자신들을 '태극기 집회 주민'이라고 소개한 20여명의 노인들이 경북 경산 문명고 정문 앞에서 "국정역사교과서 사용을 받아들이라"며 반대 학부모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2017. 2. 17. 정지훈 기자/뉴스1©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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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 학부모들은 "(연구학교 신청) 뉴스를 보고서야 사실을 알게 돼 황당해서 반대하는 학부모들과 함께 뜻을 모았다. 우리는 민노총이나 전교조와 전혀 상관없는 학부모들이다. 너무 황당하다"며 전교조 등 단체와의 연관성을 일축했다.

학부모 문모씨(47)는 "우리 아이들이 과거 역사와 현재를 잘 배워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운동장으로 몰려나온 문명고 학생들도 "우리는 국정교과서에 반대한다"며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에 반발하며 1시간 동안 단체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학교의 주인은 재단이 아니라 학생인데, 학생들에게 말 한마디 없이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했다"며 "역사를 왜곡한 국정교과서를 철회해 달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문명고 김태동 교장은 "학생들은 검정교과서든, 국정교과서든 일관된 사실에 따라 역사를 배우고, 평가나 판단은 교사와 학생들의 생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교과서를 쓴다면 '역사적 기술을 일관되게 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하는 생각에서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국정역사교과서 신청은 교원 74%의 동의와 학교운영위원회 9명 중 5명의 찬성으로 신청해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서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의 반대와 갈등을 만드는 잘못된 정책이라면 이를 철회해 달라는 공문을 교육부 등에 보내고 23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daegu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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