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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보험료에 가계살림은 `팍팍`, 금융당국은 `팔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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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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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정진영 씨(가명·37)는 태어날 2세를 위해 어린이보험 가입을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 비싸야 월 3~4만원 수준에 가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보험료가 월 7만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훌쩍 뛴 보험료에 가입을 망설였다.

#주부 김소영 씨(가명·50)는 10여년 동안 유지한 종신보험 해약을 고민중이다. 살림은 빠듯한데 가장의 소득은 불규칙하고 보험료 때문에 대출까지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빚은 늘고 경기침체로 서민 살림살이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10가구 중 9가구꼴로 가입하는 보험이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가구는 수년간 유지해온 보험을 깨거나 몇몇은 올해부터 껑충 뛴 실손의료보험료 때문에 보험 가입을 엄두도 못내고 있다.

17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명보험 가입자들이 지난해(1~11월) 해약하거나 보험료를 제때 내지 못해 효력을 잃은 계약이 560만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생명보험 해약·실효 건수는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652만건, 2013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723만건, 2014년(1~12월) 511만건, 2015년(1~12월) 623만건 등 최근 4~5년 동안 평균 600만건 이상이 해약 또는 실효되는 실정이다. 해약 환급금 기준으로는 지난해(1~11월)에만 210조원 규모에 달했다.

종신보험 등 생명보험 해약이 크게 줄지 않는 것은 경기불황에 서민들이 보험료조차 제대로 내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에 있을 질병이나 사고, 사망에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을 깬다는 것은 그만큼 생활이 절박하다는 의미다. 은퇴 이후 의료비 지출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보장절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치솟는 보험료 부담은 가계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11개 손보사들이 손해율 상승을 이유로 올해 1월부터 실손보험료를 평균 20% 가량 인상했다. 몇몇은 30% 이상 인상한 곳도 있다. 실손보험은 국민 3명 중 2명이 가입할 정도로 '국민보험'이라고도 불린다. 때문에 보험료 상승은 곧 서민가계 부담 증가로 직결된다.

보험료 부담이 서민가계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는 실정이지만 금융당국은 강 건너 불 보듯 구경만 하는 모양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보험료 책정 자율화를 선언,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 당초 취지는 서민 등을 위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상품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손해 만회를 위해 가장 쉬운 보험료 인상 카드를 꺼내 들면서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금융위는 여전히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국장은 "보험료 자유화는 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해 시행한다고 금융위와 금감원이 명시적으로 밝혔지만 편익 제고는 실종됐다"면서 "계속된 보험료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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