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단독] 같은 보험사 차량끼리 난 사고, 보험금 덜 받았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보험료 건당평균 15만원 적어

최근 3년 보험사 865억원 절감


[헤럴드경제=한희라ㆍ장필수 기자]동일 보험사 가입 차량 사고 발생 시, 다른 보험사간 사고와 비교해 고객에게 보험금이 적게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쌍방 보험금을 모두 지급해야 해 부담이 커진 보험사가 낮은 보험료를 지급했다는 내용이다. 보험사들이 이렇게 덜 지급한 보험금만 최근 3년간 865억원으로 추산돼 논란이 예상된다.

헤럴드경제가 25일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차대차 사고 자동차 보험 지급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10개 손해보험사가 타 보험사 사고보다 자사에 가입된 차량끼리 사고가 발생했을 때 평균 15만원 정도 보험금을 적게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헤럴드경제

손해보험사의 건별 평균 과소금액은 해마다 소폭 줄어들었지만, 동일 보험사 가입 차량 사고 자체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평균 과소금액은 2013년 15만 7100원에서 2015년 14만 6300원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사고 수는 33만 2061건에서 36만 9547건으로 매년 약 1만여 건씩 폭증했다. 정 의원실은 이 때문에 전체 보험사들이 최근 3년간 챙긴 부당이득은 865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지적했다.

시장점유율이 낮은 보험사일수록 건별 과소지급액 규모가 컸다. MG보험사가 건별 과소금지급액이 26만 원 정도로 가장 높았고 더케이, 흥국 등이 20만원 선이었다.

정 의원은 ”자사 가입 사고에서는 보험사간 견제 심리가 작동하지 않은 탓“이라면서 ”타사 간 사고의 경우 양측 손해사정사가 입회하에 정비사와 삼자대면을 거쳐 합의하지만, 자사 간 사고 시 손해사정사 1인이 정비사와 단독으로 정비점검명세서를 작성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자사 사고 시) 어떠한 감시 혹은 검토도 없이 자의적으로 명세서를 결정해 대물보험금 최대한 적게 산정하는 ‘꼼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보험업계는 이러한 분석에 ‘맞지 않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일보험사 사고여도 같은 조건에서 처리하는데다 한 담당자가 두 건을 처리하지 않는다. 담당자는 정비소별로 다르다”며 “어떤 조건을 가지고 15만원의 차액이 발생하는 통계가 산출됐는지 모르겠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보험금에 관련된 수리비는 기준대로 처리하기 때문에 동일 보험사라고 해서 임의조정이 불가능하다”면서 “동일 보험사 차량 사고 시 보험금이 덜 지급됐다기보다는 과잉청구가 안 됐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에서 중요한 게 보험사의 협상력인데, 아무래도 시장점유율이 높은 회사일 수록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결국 협상력에서 열세인 중소형보험사들이 타 보험사 차량 사고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보험금을 지출하다보니 자사 차량간 사고에서는 지급되는 보험금이 더 작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essential@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