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바른정당 창당으로 제3지대 들썩… ‘빅텐트’ 주도권 싸움
“반기문, 우리와 철학 비슷” 연일 손짓… 남경필-유승민 띄우기가 급선무
○ “보수대통합 플랫폼 되겠다”는 바른정당
“최순실 사태 사죄” 무릎 꿇고…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24일 창당대회에서 ‘국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하는 동안 당 관계자들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사과하는 의미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김 의원 오른쪽 뒤의 새누리당 여성 비례대표 김현아 의원은 바른정당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최근 새누리당으로부터 당원권 3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
바른정당이 24일 공식 창당을 마치고 조기 대선을 향한 본격적인 대장정에 돌입했다. 역대 대선에서 복수의 보수 후보가 출마한 적은 있지만 보수 진영 자체가 양분된 적은 거의 없다. 그런 만큼 바른정당은 새누리당과의 차별화를 통해 ‘제3지대’로 영토를 넓히면서도 동시에 보수 대표성을 인정받아 ‘보수 대통합’의 구심점이 돼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았다.
새누리당 집단 탈당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온 바른정당은 설 연휴 직후 바로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들어갈 예정이다. 바른정당의 성패는 구심점을 잃은 범보수 진영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결국 바른정당이 보수 진영을 대표할 대선 후보를 내세우거나 새누리당과의 ‘보수 적자(嫡子)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해 보수세력 재편의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 셈이다.
정병국 초대 대표는 “대한민국의 성취를 이끈 진짜 보수가 시곗바늘을 미래로 향하게 하자”며 “반드시 적통 보수 정권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창당의 산파 역할을 한 김무성 의원도 “진정한 보수정치의 전통을 이어가고 좌파 패권세력의 집권을 막는 것이야말로 역사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보수의 기반인 영남권, 특히 TK(대구경북)에선 아직 바른정당에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지율이 저조한 당내 대선 주자 띄우기다. 이날 창당대회에서도 ‘혁신리더 비전 발표’ 일정을 포함시켜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무대에 세웠다. 유 의원은 “헌법 가치를 확실히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 저한테 맡겨주시면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남 지사는 “대통령이 되면 진보도 껴안겠다. 종북 좌파만 빼고 힘을 합쳐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가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두 당내 주자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만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입당이나 연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 대표도 이날 “(반 전 총장이) 우리가 지향하는 철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당 밖에서 하실 게 아니라 바른정당으로 와서 본격적인 지원을 받으며 뛰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창당대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정 대표에게 전화로 “창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합류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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