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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韓 이름은 크동석? 나도 귀화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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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삼성 괴짜 용병 마이클 크레익 인터뷰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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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에 태극기 있다' 서울 삼성 포워드 마이클 크레익이 최근 경기도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사진=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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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 마이클 크레익(26 · 188cm)은 올 겨울 프로농구 코트의 최고 스타다. 120kg에 가까운 몸무게에도 덩크를 꽂는 괴력의 점프력은 탄성을 자아낸다. 여기에 빅맨 역할임에도 가드 못지 않은 드리블과 패스 등 재간이 여간 빼어난 게 아니다. 삼성의 전반기 1위를 이끈 공신이었다.

쇼맨십도 갖췄다. 크레익은 시즌 초반 덩크에 과하게 욕심을 내면서 심심찮게 실패하는 경우도 나왔다. 이에 익살맞은 표정을 지으면서 팬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섰다. 팬들은 크레익에게 '크끼리' '포크레익' '크동석' 등 별명을 지어줬다. 특히 '크동석'은 근육질임에도 '마요미'라는 애칭을 가진 배우 마동석을 빗댄 표현이다.

이런 까닭에 크레익은 오는 22일 부산에서 열리는 '2016-2017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외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베스트5에 뽑혔다. 팬 투표에서 주니어 올스타 포워드 부문에 선정돼 선발로 나서게 됐다. 비록 득표는 많지 않았지만 시니어 올스타까지 10명 중 9명이 국내 선수인 상황에서 외국 선수의 자존심을 세웠다.

올스타전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린다. 특히 크레익은 덩크 콘테스트에 출전해 최고 덩커에 도전한다. 울산 모비스 찰스 로드(201cm), 고양 오리온 오데리언 바셋(185.3cm), 안양 KGC인삼공사 키퍼 사익스(178cm) 등과 자웅을 겨룬다. 크레익은 올스타 브레이크 중 진행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특별한 덩크를 준비하진 않았다"면서 "당일 컨디션과 덩크 성공 여부에 따라 덩크왕이 결정될 것"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어쨌든 크레익은 한국 무대 첫 시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분명하다. 본인도 KBL에 상당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크레익은 "한국 농구는 빠른 전개가 인상적"이라면서 "올 시즌 팀과 내 성적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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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파티도 재미있네요' 삼성 크레익(가운데)이 지난달 30일 kt와 홈 경기 뒤 진행된 클럽 파티 행사에서 딸(왼쪽), 동료 리카르도 라틀리프 등과 흥겨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자료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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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열성적인 팬들과 친절한 한국 문화에 매료된 크레익이다. 크레익은 올 시즌 경기 전 훈련 때 어린 한국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에서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려고 하는 이유다. 크레익은 "시즌 초반 내 존재감을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주 덩크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아내와 아이들도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크레익은 "한국에서 사는 것에 대해 가족들도 좋아하고 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정착해서 살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아빠인 크레익은 삼성트레이닝센터 인근에 구단이 마련해준 숙소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왔다.

때문에 크레익은 귀화에 대한 관심이 크다. 특히 팀 동료이자 한국 무대 선배인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귀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고, KBL과 대한농구협회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크레익은 "한국 여권을 갖는 것을 희망한다"면서 "아직 이르지만 기회가 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크레익의 귀화는 시기상조다. 9시즌째 한국에서 뛰고 있는 고양 오리온의 애런 헤인즈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귀화가 추진됐지만 절차가 까다로워 무산됐다. 대한체육회의 추천과 법무부의 승인이 필요한 특별귀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더군다나 장, 단신 외인 제도의 변화 가능성이 있어 크레익이 장기간 뛰게 될지도 미지수다.

그럼에도 크레익은 한국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크레익에게 한국은 고마운 나라다. 미국프로풋볼(NFL) 도전에 실패한 크레익은 올 시즌 외국 선수 드래프트에 나서 간신히 2라운드 7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크레익은 "사실 뽑히리라는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는데 부모와 동생 등 가족들이 모두 기뻐했다"고 말했다. 크레익의 코리안 드림이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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