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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운명의 1주일 시작…“설 밥상머리 주도권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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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 각양각색 ‘민심 잡기’ 전략

경향신문

‘설 연휴 밥상에 이름을 올려라.’ 전국 민심이 뒤섞이는 설 연휴를 앞두고 여야 대선주자들의 행보가 분주하다. 대선이 있는 해 명절 연휴는 민심의 대회전이 이뤄지는 때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커진 올해는 어느 때보다 마음이 급하다. 출마선언으로 주목도를 높이거나 특정 지역·계층을 집중 공략하거나, 제3지대에서 터잡기에 공들이는 주자까지. 대선주자들의 1주일을 살펴봤다.

■ “깃발을 들자”

안희정 충남지사(22일), 이재명 성남시장(23일), 남경필 경기지사(25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26일)은 연휴 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설 밥상에 확실한 대선주자로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안 지사는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5시간 동안 300여명의 지지자들과 즉문즉답식 토크콘서트를 한다. 50대 젊은 리더의 소통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전략이다. 안 지사는 20일 초청 토론회에서 “지려고 링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나”라며 차차기 프레임에 선을 그었다.

이 시장은 경기 성남 오리엔트시계공장에서 출마 회견을 한다. 15살 때인 1979년부터 2년간 소년공으로 일했던 곳이다. ‘소년공 출신 대통령’이라는 스토리를 선보이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재벌을 해체해야 공정한 나라”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준비된 미래’를 슬로건으로 준비했다. 특히 일자리 대책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에 맞춰 자신의 페이스북에 “취임 일성으로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배틀 경쟁 한번 해보자”고 썼다.

유 의원은 개혁의 적임자라는 이미지를 내세운다. 무엇보다 국방·안보를 강조해 보수 대표 후보를 자임하고 있다. 22일엔 경북 영주의 선친 묘소를 찾는 등 TK(대구·경북) 민심도 챙긴다.

■ “전략 지역을 잡아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부산과 호남을 잇따라 방문한다. 영호남의 고른 지지로 굳건한 대세론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다음주 신성장동력 발표 등 ‘준비된 대통령’ 행보를 이어간다. 이날 부산에서 “한국선박회사와 해양금융공사를 합쳐 자본금 4조∼5조원 규모의 가칭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17일부터 설 전까지 호남에서 6일을 보낸다. 지난 총선 ‘녹색 돌풍’의 근원지였던 호남에서 다시 ‘안풍’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워크숍에서 “국민의당은 항상 열려 있다”며 “뜻이 같은 많은 분이 함께 힘을 합쳐 이번 대선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22~23일엔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동시에 광주·전남을 방문해 호남 대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 “전략 계층을 잡아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사회, 노동계 등 지지자 그룹과 회동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이날 대구를 찾아 “DJ(김대중 전 대통령)는 DJP 연합으로 권력을 절반 나눠줬지만 성공했다”며 ‘공동정부론’을 강조했다. 출마 선언은 설 이후로 미뤘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문제를 핵심 어젠다로 잡았다.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 정책 경쟁으로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청년 실업 문제는 지역구인 대구의 최대 현안이기도 하다. 그는 “야권공동개헌안을 바탕으로 단일후보를 선출한 뒤 야권연립정부로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오는 23일부터 전국 노동 현장을 찾는다. 체불임금, 비정규직 쪼개기 계약, 여성 비정규직 등으로 노동 문제를 세분화해 ‘노동 해결사’ 이미지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 “제3지대를 잡아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다음주 중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제3지대 인사들을 만나 연대 방안 등을 논의하는 등 세력화에 시동을 건다. 이날 국회를 찾아 “정 전 의장, 손 전 고문 등과 빨리 만날 것”이라고 했다. 지지율 답보 상태에서 ‘빅텐트’ 모색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25일 관훈클럽 토론회 등 설 연휴를 전후해 정치 행로를 밝힐 가능성이 있다.

손 전 고문은 22일 지지자 중심 국민운동체인 국민주권개혁회의를 띄운다.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 출범 필요성을 강조하며 제3지대 연대를 모색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미 중인 손 전 대표는 “반 전 총장 행보가 왜 저러나 싶은 생각이 든다”면서도 “반 전 총장이 설 전에 만나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조미덥·박순봉·박송이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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