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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반기문 “설 이후 입당 여부 가닥 잡힐 것…대선전 개헌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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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설 이후 입당 여부의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 전 총장의 입당을 둘러싼 각 정당들 간의 치열한 물밑 다툼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16일 경남 김해에서 기자들과 만나 "홀로 하려니 금전적인 것부터 빡빡하다"며 "종국적으로는 어느 쪽이든 (기존) 정당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창당을 하지 않고 기존 정당 가운데 한 곳에 들어가 대선 후보 경쟁을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 반 전 총장은 개헌에 대해서는 "대선 전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중대선거구제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에 대해서는 "옳지 않다"며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반 전 총장은 25일 구체적인 정책 구상을 밝힐 방침이다.

그는 이어 "탄핵 이후 (주변에서) '당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대선 출마가) 운명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 의지를 보다 직접적으로 밝힌 것이다. 또 "'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돈을 받은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그만둘 생각이 있다'고 하려 했으나 논란이 있어 말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자신의 결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도 방문했다. 반 전 총장은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한 뒤 "기득권층의 특권을 누려 왔던 분"이라는 문 전 대표의 비판에 각을 세우며 신경전을 벌였다.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보다 오래 살았고 한국의 변혁을 더 겪었다"며 "호강해가며 아픈 점 모르고 자랐다는 것은 일방적인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일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말씀하는 것은 그렇다"고 문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반 전 총장 귀국 이후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9~13일 조사해 발표한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0.7%포인트 오른 22.2%로 문 전 대표(26.1%)를 추격했다. 반 전 총장 측은 설 연휴 이후 공식 캠프를 출범해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조직 정비 과정이 매끄럽지 않으면서 반 전 총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원조직을 총괄할 '좌장' 역할을 맡을 중량감 있는 인물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반 전 총장이 13~15일 20명 안팎의 외곽 지원그룹 인사를 직접 면담하는 자리에서도 신경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인 출신의 한 인사가 "조직 구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자 공식 실무지원팀인 이른바 '마포캠프' 측은 "전문가들을 영입해서 준비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반 전 총장과의 연대에 대해 "MB(이명박) 정부 때 사람들을 포함해 드러나는 사람들이 결코 개혁적인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그런 사람들과 계속 함께할 것이라면 곤란하다는 생각"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편 충청출신 명망가 모임인 충청포럼은 1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친박(박근혜) 윤상현 의원이 사임한데 따라 회장 대행으로 반 전 총장 측근인 김현일 전 충북언론인협회 회장을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
거제·부산=송찬욱 기자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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