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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의 예견…"다른 나라들도 EU 떠날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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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더타임스 "반(反)EU 인식은 사업가 경험서 비롯"

"나토는 시대 뒤처진 틀…분담금 제대로 내는 국가 5개국뿐"

英외무, 佛르펜·크렘린궁, 트럼프 발언에 환영·맞장구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유럽연합(EU)에 대한 반감을 다시 한 번 여실히 드러내면서 제2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예견했다.

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15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는 결국엔 대단한 것이 될 것"이라며 브렉시트로 영국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의 무역협상과 관련해 "양국 모두에 좋은 것"이라며 "우리는 (협상) 작업이 빠르고 제대로 이뤄지도록 매우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취임 직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미국에서 만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해 6월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하루 전날에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 있는 트럼프그룹 소유의 골프 리조트의 리모델링 후 개장을 축하하는 행사에 참석해 브렉시트 찬성 결과를 예측한 트럼프는 제2의 브렉시트를 내다봤다.

그는 "사람들과 국가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원하고 영국은 영국의 정체성을 원했다"고 영국이 EU 탈퇴를 선택한 이유를 '정체성'에서 찾았다.

이어 "그토록 많은 난민을 수용하도록 강요받지 않았다면, 브렉시트는 없었을 것"이라며 유럽의 난민 유입 사태가 정체성을 찾는 뇌관이 됐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것이 한계였다. 다른 국가들도 떠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영국을 뒤따라 EU를 떠나는 국가가 있으리라 전망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생각하듯 그것을(EU)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만일 난민들이 계속 유럽 다른 지역들로 유입된다면 그것(EU)을 유지하는 게 매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그것에 분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인수팀은 EU 본부 관계자들과 전화통화에서 "다음으로 EU를 떠날 국가가 어디냐"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EU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이념보다는 사업가로서 자신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더타임스는 관측했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에 '둔벡'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데 당시 내가 개발자였을 때인데 이곳의 확장을 신청하러 갔을 때 많은 것을 배웠다. 그들은 환경적 계책들을 이용해 사업을 막으려 했다. 매우 불쾌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EU에서 승인들을 얻으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다. 아일랜드 같은 나라에는 그것(EU)은 좋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뭘 했는지 아는가? '잊어버리자. 짓지 말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아일랜드는 그의 모친이 태어난 국가다.

트럼프는 EU를 "기본적으로 독일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했다. 그는 "이게 바로 영국이 EU에서 나오는 게 현명한 것이라고 내가 생각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에 대해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이 우리와 좋은 무역협정을 바라고, 협상을 빨리 하기 바란다는 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반겼다.

트럼프의 이런 발언들은 메이 총리가 17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협상안의 윤곽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설을 할 가운데 나왔다.

반면 올 봄 대통령선거에 나서면서 반(反)EU와 반(反)난민 목소리를 더욱 높이는 프랑스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RTL 방송에서 트럼프의 경제적 애국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칭송했다.

르펜의 측근인 플로리앙 필리포는 트위터에 "트럼프의 브렉시트 칭송과 메르켈 난민정책 비난: 공식 코멘트들에서 공감을 듣게 돼 기분이 좋다"고 화답했다.

트럼프의 반(反) EU 정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비견할 만하다.

또한 트럼프는 나토에 대한 불만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그는 "오래전부터 나토에 문제들이 있다고 말해왔다. 그중 첫 번째는 시대에 뒤처진 것이라는 점이다.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토가 시대에 뒤처진 것이라고 내가 얘기하면 비난을 받지만 테러에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시대에 뒤처진 것이다. 이제 그들이 내가 옳다고 얘기하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 번째로 큰 문제는 국가들이 공평한 분담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미국에 매우 불공평하다. 나토는 내게 매우 중요하다. 내야 할 돈을 내는 곳은 5개국이다. 많은 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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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의연한 틀로 비난받은 나토의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트럼프 및 그의 팀과 협력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대변인은 "스톨텐베르크는 미국 차기 행정부가 나토에 대한 약속을 유지할 것으로 절대 확신한다"며 "강력한 나토는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좋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러시아 크렘린궁 드미트리 폐스코프 대변인은 "나토는 정말로 과거의 유물이다. 우리는 그것(트럼프의 평가)에 동의한다"고 환영했다.

▲그는 "나토 조직 전체가 대치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과 지속가능한 발전,보안 등의 요구를 충족하는 현대적 기구로 불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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