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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IMF, 트럼프 재정정책에 우려…“물가·달러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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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세계경제전망 발표…올해 세계 3.4% 성장

트럼프 정책 현실화 땐 미 성장률 큰폭 상승

물가 과도한 자극에 금융시장 불안 키울 수도

신흥국과 저소득 국가 경제 불안 커질듯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구조개혁, 완화적 통화정책과 함께 재정 지출 확대를 꾸준히 권고해온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에 대해선 외려 재정 지출 확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단기적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는 있으나 물가를 과도하게 자극하고 세계 금융시장에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규모 재정 지출 확대를 공약한 미 트럼프 행정부에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통화기금은 15일(현지시각)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전망을 그대로 유지한 3.4%와 3.6%로 각각 제시했다. 그러나 지역이나 국가별 성장률은 비교적 큰 폭으로 조정했다. 미국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3개월 전보다 각각 0.1%포인트, 0.4%포인트 끌어올렸고, 일본도 올해 성장률 전망값을 0.2%포인트, 영국은 무려 0.4%포인트나 올려 잡았다. 반면 이탈리아(0.2%포인트)와 브라질(0.3%포인트), 멕시코(0.6%포인트), 인도(0.4%포인트) 등은 성장률 전망을 크게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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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폭 : 2016년 10월에 한 2017년 성장률 전망치와 이번 전망값 간의 변화 자료 : 국제통화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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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조정은 미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염두에 둔 것이다. 사회간접자본(SOC)과 국방 분야에 대한 대규모 재정 지출 확대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공약대로 추진할 경우 미국의 경제는 좀더 높은 성장세를 탈 것이나, 그 여파로 주변국은 외화 자금 유출 등으로 경제가 좀더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이 기구의 모리스 옵스펠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미국의 재정 확대 정책에 대한 우려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재정정책 강화에 따른 수요 증대는 물가 급등을 제한하기 위한 가파른 금리 인상을 가져올 수 있다. 또 물가 급등으로 실질 성장률은 낮아지고 (적자 확대에 따른) 예산 압박 증대, (달러 강세로 인한) 무역적자가 더욱 커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세계 경제의 불균형도 심화할 것”이라며 “특히 저소득 국가나 신흥국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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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구는 오는 4월에 발표할 수정 전망에서 트럼프 효과에 대해 좀더 체계적 분석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경제정책이 어느 정도 구체적 윤곽이 드러난 뒤에야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판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옵스펠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전망은 과거 어느 때보다 실적치와의 오차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당장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확대 규모부터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오는 4월에 또다시 국가별 혹은 지역별 성장률 전망치가 상당폭 조정 과정을 거칠 수 있음을 예고한 것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은 한국에 대해선 “종전 전망(3.0%)보다 하향 조정했다”고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인 전망 수정값은 제시하지 않았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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