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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세월호 인양 ‘정부·업체 판단 착오’ 6개월 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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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양용 구조물 ‘리프팅빔’ 설치 4개월 지연 등 추가 작업

유족 “사전 조사 부실” 업체 등 “날씨 등 불확실성 많아”

정부 “4월 인양 시작”…참사 3주기까지 끝날지 불투명

경향신문

국회 ‘세월호 인양 대국민 설명회’ 참석한 유족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월호 인양 대국민 설명회’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들이 인양작업 과정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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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작업이 정부와 인양업체의 판단 착오 때문에 6개월가량 허비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목표대로 오는 4월 본격적인 인양작업에 들어가더라도 참사 3주기인 같은 달 16일까지는 인양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세월호특별위원회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세월호 인양 대국민 설명회’에는 해양수산부와 인양업체 중국 상하이샐비지 관계자들이 나와 그간의 작업 경과를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인양작업 지연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 됐다. 인양작업이 계속 연기되면서 세월호 참사 유족들 사이에서는 ‘고의적 지연’이란 의혹까지 제기돼 왔다.

인양작업이 지연된 가장 큰 이유는 기상 문제가 아닌 판단 착오 때문이었다. 상하이샐비지 측은 작업 전 예상과 실제 현장이 달라 지연된 기간만 6개월에 달했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세월호 선미 아래 토사를 파낸 다음 인양용 구조물인 ‘리프팅빔’을 설치하려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지반이 단단해 작업이 4개월 연장됐다. 또 세월호 내부 탱크에 공기를 주입해 무게를 낮춘 뒤 뱃머리를 들어올리려 했으나, 실제로는 공기를 불어넣을 탱크 수가 적어 추가 작업에 또 1개월이 소요됐다. 남은 유류를 제거할 때도 연료탱크에 있을 것이란 예측과 달리 이미 화물칸 등으로 퍼져나간 상태여서 작업이 1개월 더 걸렸다.

유족들은 “사전 조사를 부실하게 한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정부와 인양업체, 감리업체 등은 “인양작업은 불확실성이 많아 정확하게 예상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정부의 사전 조사 기간만 4개월 이상이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정보도 확인하지 못한 정부가 유족들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김현태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 부단장은 “현재 목표로 잡은 시일(4~6월) 안에는 인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해수부 측은 이르면 4월부터 세월호 선체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작업은 ‘소조기’(조수간만 차가 가장 작은 때) 중 유속이 느린 시점에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예년 기준으로 4~6월 소조기는 6차례(차례당 약 2~3일씩) 오고, 이 중 작업이 가능한 때는 3~4차례에 불과하다. 이때 선체 인양에 실패하면 유족들 한숨은 또다시 깊어질 수밖에 없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에 인양한다고 했다가 9월로 미뤄지고 구체적인 설명 없이 해가 넘어갔다”며 “올해 3~4월에 인양한다고 하지만 그것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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