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직장인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간절히 바란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돌아올 불이익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참석하는 게 회식입니다(‘회식은 업무의 연장’이라면서 정작 야근수당은 안 나오죠). 고생했으니 먹고 마시며 기분 풀라는 회식 자리에 억지춘향 ‘웃으며 겨자 먹는’ 직원들과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부장님의 시간’이 겹쳐집니다. 어떤 회사에서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조사했더니 가장 많은 불만이 ‘회식’이라는 결과가 나왔는데, 보고를 받은 대표가 갸우뚱하면서 그랬다죠. “왜? 아직도 회식이 부족해?” 회식이 과연 직원들에게 복지고 보상일까요?
외국 기업에 간부로 간 사람이 현지 직원들과 ‘다 같이 잘 해보자’며 사비까지 털어 회식했는데, 다음날 참석한 직원들로부터 시간외근무수당 청구서를 줄줄이 받았다고 합니다. ‘시간은 돈’이란 당연한 사실을 한국은 회식하는 시간에는 적용하지 않아 왔던 것입니다.
퇴근 후의 시간은 자신과 가정을 위한 시간입니다. 재충전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요즘 ‘잠재력을 원한다면 잠과 재력을 베풀어라’라는 말이 돕니다. 열정과 창의를 원한다면 먼저 그에 걸맞은 바탕부터 주어져야 한다는 말이죠. 술기운으로 쥐어짠 ‘위하여’가 아닌, 나와 일을 위하여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각자의 진정한 자유시간 말입니다.
<김승용 | ‘우리말 절대지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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