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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재용 구속수사, 삼성에 어떤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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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삼성, 창업 3대 만에 첫 총수 구속 위기

삼성·재계단체 “경영 공백 우려”, 영장 기각 희망

구속 땐 경영 판단, 승계 구도 일정한 영향 불가피

“혁신 위한 기회 활용하면 수사가 긍정적 기회 될 수도”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삼성의 후계 구도와 경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몇 차례 위기가 있었으나 이병철 창업자부터 이건희 회장, 이 부회장까지 3대를 내려오는 동안 총수가 구속된 적은 없었다.

삼성그룹은 “특검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 “대가를 바라고 (최순실씨를) 지원한 일은 결코 없다”며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또 “합병이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특검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삼성 쪽은 국가경제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위상, 총수 부재 때의 경영 차질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단체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 회장이 3년째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마저 구속된다면 삼성그룹은 심각한 경영 공백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불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경상 경제조사본부장 이름으로 낸 입장문에서 “구속수사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 등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랫동안 삼성그룹을 지켜본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단기적 타격은 있겠지만 ‘경영 붕괴’ 상황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소장은 “삼성그룹은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계열사 전문경영인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져 있다. 대형 인수·합병 같은 것은 어렵겠지만 일상적 경영활동이 붕괴되리라고 걱정하는 것은 애국심 마케팅의 결과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수사를 통한 경영 투명성 확보가 중장기적 측면에서 삼성에 득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전해진 오후 들어 약세로 돌아섰으나 낙폭은 2.14%로 크지는 않았다. 앞서 갤럭시노트7 단종 때는 8%나 폭락한 바 있다.

이번 영장 청구에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2010년 경영에 복귀한 뒤 아이폰에 적극 대응하는 조처들이 나왔다. 스마트폰 시대가 올지 안 올지 초기에 우왕좌왕하던 모습이 사라졌고, 지금의 갤럭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삼성 내에서는 이 회장 등이 만들어놓은 리더십이 탄탄했다. 이 부회장은 후계자로서 경영 능력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기 전에 이번 사건으로 흠집이 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리더십을 보좌할 새 경영진으로 세대교체를 할 타이밍을 상당 기간 놓칠 가능성이 크다.

구속수사가 현실화되면 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일단 멈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안전하게 확보하기 위해 진행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 자체가 이번 수사에서 도마에 오른 탓이다. 통합 삼성물산이 위법한 과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확정’되면, 이 부회장의 경영권 확립의 최종 단계로 일컬어지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주회사의 합병 시나리오를 진행하기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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