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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익의 휴먼볼] 정성훈 FA 계약, 원칙과 존중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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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과 LG 트윈스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사진=LG)



[엠스플뉴스]

FA(자유계약선수) 내야수 정성훈은 올 시즌에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뛸까.

LG와 정성훈의 FA 계약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정성훈을 향한 시장의 관심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보상금에다 보상선수까지 챙겨줘야 하는 지금의 FA 제도 아래에선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현실적으로 LG가 단일창구다. LG 입장에서도 정성훈은 꼭 필요한 선수다. 정성훈의 녹슬지 않은 정교한 타격 능력과 풍부한 경험은 대체가 쉽지 않다. 올 시즌 '큰 꿈'을 꾸는 LG와 정성훈의 동행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수차례 만났지만, 양측의 입장 차는 여전하다. 이견은 계약 기간이다. LG는 1년, 정성훈은 2년 이상의 다년 계약을 바란다. 구단은 1980년생인 베테랑 내야수에게 다년 계약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정성훈은 선수생활의 안전장치를 원하고 있다. 양측 모두 명분과 당위성은 충분하다.

자유롭게 계약 가능한 신분인 FA지만, 보상 선수 등 현실적인 제약 탓에 정성훈은 다른 선택을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칼자루를 쥔 건 LG다.

송구홍 LG 단장은 “2016년 연말에 두 차례 정도 만났다. 구단 제안을 전달했고 정성훈의 선택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해가 지났지만, 조건엔 큰 변화가 없다. 송 단장은 “우리는 '1년 계약'이라는 기본안을 유지하고 있다. 협상 분위기의 차이는 있겠으나, 큰 틀에서 바뀐 건 없다”고 밝혔다.

LG의 원칙, 1년 계약을 고수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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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홍 LG 트윈스 단장은 원칙을 강조했다(사진=LG)



LG는 ‘합리성’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흐름이 그렇다. 베테랑 선수들에게 합리성은 때론 독으로 작용한다. '많은 나이' 자체가 합리적이라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이다. LG가 정성훈에게 선뜻 다년 계약을 제시하지 않은 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다. LG는 봉중근과의 FA 계약에서 ‘경쟁력’을 먼저 언급했다.

2016년 12월 23일 봉중근과 2년 총액 15억 원의 계약을 맺은 직후 송구홍 단장은 “(봉중근의) 뛰어난 리더쉽을 고려했다. 여기다 아직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 성실한 태도와 훌륭한 인품 등도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정성훈은 벌써 3번째 FA다. 기량은 여전하다. 2016시즌 418타석에 들어선 정성훈은 타율 0.322/출루율 0.380/장타율 0.435, 119안타, 6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400타석 이상 소화한 LG 타자 가운데 타율 3위, 최다 안타-출루율 4위, 타점-장타율 5위 기록이다.

보여준 기량만 놓고 보면 재계약은 당연하다. 하지만 속사정은 복잡하다. 한 야구 관계자는 “LG는 정성훈의 나이라는 ‘불확실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LG는 2016시즌을 기점으로 확고부동한 입장으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정성훈의 역할이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다년 계약이 세대교체에 부담을 주는 일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는 최근 몇 년간 베테랑들에게 장기계약 선물을 안겼다. 대박 계약은 많지 않았지만, 외부 FA와 팀 내 베테랑들을 우대한다는 평이 생긴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반대급부로 구단 내부에서 반성의 목소리가 새어나온 것도 사실이다. ‘베테랑 선수와의 계약 땐 더 냉정해야 한다’는 흐름이 송 단장 부임 이후 더 가속화된 모양새다. 정성훈 입장에선 그 유탄을 본인이 맞는다고 느낄지 모른다.

송 단장은 “(앞으로도) 우리가 정성훈에게 제시한 계약기간 부분에서 크게 달라질 부분은 없을 것이다. 구단에서 정한 원칙이 있기 때문”이라며 시간이 흘러도 지금의 기조를 유지할 계획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원칙과 존중의 딜레마, 다년 계약은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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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를 대표했던 타자 정성훈(사진=LG)



원칙과 별개로 정성훈 FA 계약에 걸린 또 하나의 가치는 존중이다. 송구홍 LG 단장은 “정성훈은 베테랑 선수이고, 팀의 핵심 선수다. 따라서 현재 서로를 충분히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정성훈은 남은 선수 생활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그리고 팀 공헌도를 인정받기 바란다. 그가 LG로부터 존중받고 싶어하는 핵심 가치도 그것이다.

1999년 해태 타이거즈에 1차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정성훈은 통산 2천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3/164홈런/939타점/2천19안타를 기록했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진 박용택과 함께 LG를 대표하는 타자로 군림했다. 정성훈은 같은 기간 LG 타자 가운데 박용택(32.05)에 이어 2번째로 높은 25.62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기록했다. 그리고 정성훈은 첫 번째 FA와 2번째 FA를 모두 LG와 맺었다.

FA 계약은 미래 가치를 고려한 선택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평가 잣대는 과거가 기준이다. 물론 ‘집토끼’인 내부 FA들의 경우엔 다른 가치들도 포함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FA를 단순 ‘계산놀음’이나 ‘숫자놀음’로 보지 않는 것이다.

가까운 예로 LG는 봉중근과의 계약에서 ‘합리성’과 함께 ‘공헌도’를 언급했다.

당시 송 단장은 “FA 협상에서 봉중근이 팀이 어려울 때 LG를 위해 헌신한 걸 높이 평가했다. 애초 설정했던 것보다 계약 조건을 상향시킨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정성훈 역시 LG가 자신에게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 다년 계약 카드를 내밀기 바랄지 모른다. 하지만, LG가 계약 기간을 양보할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송 단장은 “선수 입장에선 다년 계약을 원하는 게 당연하다. 나 역시 선수로 뛰어봤기에 그 마음을 잘 안다. 정성훈에게 ‘올 시즌 좋은 활약을 내서 좋은 조건으로 또 1년 계약을 맺자’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정성훈은 LG와 계속 함께 해야 할 선수 아닌가. 더 많은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구단과 원만한 관계 속에서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제 정성훈 선택만 남았다. 선수 의지에 달린 문제라, 계약 마무리까지 더 시일이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송 단장의 말이다.

언제나 그렇듯 베테랑 선수의 FA 계약은, 결국 원칙과 존중의 딜레마다. 씁쓸한 프로 비즈니스 세계의 일면과 경험보단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LG와 정성훈간의 줄다리기는 어떤 결론으로 마무리 될까.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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