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묻어버린다" 포레카 협박 육성파일 공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14년 청와대서 포레카 인수 모의 정황
- 정윤회 문건 터지며 인수 시기 놓친 듯
- '묻어버린다', '세무조사하겠다' 협박
- 국가조직폭력배 아닌가 싶어
- 집안도 공포의 도가니
- 진실 언젠가는 인양될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상규(컴투게더 대표)

포레카. 최순실은 왜 그렇게 광고회사 포레카를 뺏고 싶어했던 걸까요. 당시 포레카라는 회사의 지분은 ‘컴투게더’라는 광고회사가 상당수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최순실과 차은택이 이 포레카를 뺏으려면 ‘컴투게더’의 지분이 필요했죠. 그런데 ‘컴투게더’ 대표가 이 지분을 넘기지 않는 겁니다. 그러자 협박의 수위는 점점 높아갔고 결국은 묻어버리겠다는 협박까지 나옵니다. 그 음성 녹취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 송성각 원장>
재단이라는 것의 탑에서 봤을 때는 형님이 양아치 짓을 했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막말로 얘기하면 ‘묻어버려라.’ 까지도 얘기가 나왔대요. ‘컴투게더를 세무조사를 다 들여보내서 컴투게더까지 없애라.’까지 얘기를 했대.

◇ 김현정>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송성각 전 원장이 이 컴투게더 대표에게 하는 그 실제 음성 여러분 잠깐 들으셨습니다. 막말로 얘기하면 ‘묻어버리라는 얘기까지도 나왔대. 컴투게더 세무조사를 다 들여보내서 컴투게더까지 없애버려라 이런 얘기를 했대’, 이런 음성이었죠.여기까지는 우리가 언론을 통해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검찰이 새로운 사실을 하나 밝혀냅니다.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방문 중에도 안종범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 포레카 매각을 직접 챙겼다는 겁니다. 이 기막힌 뉴스를 듣고 우리도 이렇게 황당한데 피해 당사자는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묻어버리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던 광고회사 컴투게더의 한상규 대표, 오늘 방송 최초 출연입니다. 직접 만나보죠. 한 대표님 안녕하세요?

◆ 한상규>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마음은 좀 안정이 되셨습니까?

◆ 한상규> 네, 많이 안정은 됐습니다마는 요즘 저희도 새로운 소식에 깜짝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제 새로운 사실이 하나 드러났습니다. 대통령이 중국 공식 방문 중에도 안종범 수석한테 전화를 걸어서 포레카 매각 잘 되게 해라, 최순실에게 잘 넘어가게끔 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는 겁니다. 이 소식 들으셨죠?

◆ 한상규> 네, 들었습니다.

◇ 김현정> 느낌이 어떠십니까, 이 얘기까지 들으시고는?

◆ 한상규> 참담했습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일이 있을 거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 못 했었죠.

◇ 김현정> 왜 최순실은 그 많은 광고회사 중에 포레카에 눈독을 들인 겁니까?

◆ 한상규> 최순실, 차은택이 2014년 말부터 몇 개의 광고회사를 차리기 시작합니다. 그거는 한 1년 후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을 앞두고 미리 준비를 했던 거죠.

◇ 김현정> 기업으로부터 광고를 따서 그 수익조차도 본인들이 갖고 싶어서 그런 거죠?

◆ 한상규> 그렇죠. 그런 것 플러스 대통령 수행사업, 즉 청와대 비즈니스에 광고회사가 필요했었겠죠. 그래서 이 포레카라는 회사가 있는데 저 회사를 얻게 되면 정말 자기들이 원하는 모든 비즈니스를 다 수행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으니까, 저희를 타깃으로 노리고 아마 뺏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큰 광고회사들 다른 회사도 많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포스코 계열사, 아마 그 당시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이런 걸로 사회적인 질타, 비난들이 쏟아지면서 포스코가 팔려고 하고 있던 중이었던 건가요?

◆ 한상규> 그렇습니다. 매각으로 나와 있었고 저희가 인수한 게 2015년 9월 1일인데, 약 1년 반 전인 2014년 4월에 청와대에서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를 인수하자는 모의를 한 서류가 나옵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이 포레카를 인수하기로 미리부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입찰이 시작된 게 2014년 11월이었습니다. 근데 그때는 곧 이어서 정윤회 문건 사건이 터지기 시작한 때여서 이 양반들이 그걸 잘 모르고, 놓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 타이밍을.

◇ 김현정> 즉 이미 포레카를 가져오자라고 청와대에서 모의가 됐었는데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터지면서 정신없는 동안 컴투게더한테 한상규 대표한테 돌아간 거군요, 그게?

◆ 한상규> 저희하고 롯데그룹하고 두 군데가 복수의 우선협상 대상자가 됐었습니다. 그래서 롯데그룹으로 가게 되면 대기업을 등치기는 힘들 테니까 일단 중소기업으로 보내고 그 다음에 80% 내지 90%를 뺏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자료 사진)

◇ 김현정> 지분을 내놓으라는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입니까?

◆ 한상규> 2015년 3월 초였습니다. 단독 우선협상 대상자가 되려고 치열하게 겨루는 중에 협박범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때는 지분을 가지고 있던 것도 아닌데 협박을 시작했어요?

◆ 한상규> 아니었었죠. 그래서 저희도 우리가 아직 100% 단독 우선협상 대상자가 되기도 전이다, 그런데 왜 나한테 그런 자격도 없는데 내놓으라고 하느냐라고도 얘기 했고요. 그런데 제 입장에서는 포레카라는 회사의 대표가, 제가 잘 아는 광고계 지인들을 데리고 나타나서 이런 협박을 시작해서 믿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와서 알고 보니 그 김영수라는 사람, 포레카의 당시 사장이었던 김영수라는 사람도 최순실이 꽂은 거죠? 포스코 본사에서.

◆ 한상규> 저희도 최근에 알았습니다.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사진=박종민 기자, 자료사진)

◇ 김현정> 여러 가지 협박들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그 송 원장과의 만남에서 송 원장이 한 대표를 협박하는 그 발언을 녹음하셨다고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 녹취록 아직 세상에 한 번도 공개하지 않은 건데 저희가 첫 공개를 합니다. 잠깐 들어보죠.

<녹취 - 송성각 원장>
그래서 막말로 얘기하면 “묻어버려라.” 까지도 얘기가 나왔대요. (중략) 예를 들어서 현재 광고주 있지. 거기다 다 세무조사 때릴 수 있어요. 안 되게 하는 방법은 백 팔 가지도 넘어요. 그리고 예를 들어서 제 생각에.. 뭐 컴투게더 들어가서 카드 다 까봐라. 골프 친 거, 기업체 접대 이런 기타 등등 다.. 그거 가지고 걔들한테 또 겁줄 수 있거든. 광고주도.

◇ 김현정> 이 광고회사에 광고를 맡긴 광고주들. 그 기업들도 다 세무조사를 때릴 수 있다, 이런 얘기까지 나와요. 묻어버려라 이런 얘기까지도 나오고. 참 협박도 가지가지인데 그중에서도 제일 심했던 게 이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송성각 전 원장의 협박이었습니까?

◆ 한상규> 예. 강도가 굉장히 높아졌었습니다. 계약을 하자마자 그들은 (처음에는) 지분을 80% (얘기하더니 나중에는) 90% 가져가겠다고 하고, 나중에는 저는 지분이 없고 자기들이 100% 다 가져가는 걸로, 그렇게까지 협박의 강도가 높아졌었습니다. 묻어버리겠다라든지 그런 단어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 묻어버리겠다는 얘기는 참 어떻게 지금 영화가 아니라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건지 저는 상상이 안 되는데요. 어디서 이런 협박을 했습니까?

◆ 한상규> 그거는 송성각 원장이 그들이 묻어버리라고 한다라는 얘기를 간접화법으로 전한 거였습니다.

◇ 김현정> 그들이 누구예요?

◆ 한상규> 그때 재단이라는 얘기를 처음 들었었어요. 이게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이 생기기 훨씬 전이었거든요.

◇ 김현정> 전이죠.

◆ 한상규> 그래서 재단에서 묻어버리라고 한다, 이런 얘기가 나왔기에 저희는 그 당시에는 이해를 못했었는데, 그 단어를. 지금 알고 보니까 이제 그 후에 재단설립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럼 그 재단은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결국 최순실로 추정이 되네요?

◆ 한상규> 그렇죠. 지금 알고 보니까 그렇습니다.

◇ 김현정> 조금 전에 들은 건 만나서 한 협박인데, 혹시 전화 협박도 있었습니까?

◆ 한상규> 직접 만났을 때도 들었고 전화로도 들었고요.

◇ 김현정> 전화로도? 그러니까 이게 한두 번 있었던 협박이 아니네요, 보니까?

◆ 한상규> 예. 제가 말을 안 듣고 이제 단독으로 계약하고 인수하려는 자세를 취하니까, 자기들도 급했던지 계속 하루에도 여러 번 전화를 하고 찾아오고 하면서 강도를 점점 높여갔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한상규> 회사에 대해서 또는 저 개인에 대해서 위험수위가 높은 그런 발언들이 좀 있었습니다.

◇ 김현정> 새벽부터 전화가 왔다고 그러면 몇 시부터 전화가 온 거예요, 도대체?

◆ 한상규> 이 양반들이 오후에 어르신한테 보고를 한다고 하면서 늘 새벽에 전화를 하고 밤늦게 전화를 하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대여섯시쯤에는 전화가 오기 시작했었습니다.

◇ 김현정> 대여섯시쯤에는 전화가 오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위에 분들한테 보고를 해야 한다. 그런데 위에 분이 누굽니까?

◆ 한상규> 위에 분한테 보고를 했더니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예를 들면 80%를 자기들이 가져간다고 했을 때 제가 말을 안 들으니까, 당신은 괘씸죄로 우리가 90%를 가져가게 됐고 이제 10%로 줄었다, 그러다가 당신은 지분이 없는 걸로 됐다, 자기들이 100% 가져가고 저는 0%다 이런 전화가 오기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조폭이 따로 없네요.

◆ 한상규> 국가권력을 손에 쥐고 하는 그런 조직폭력배라서 정말 국가조직폭력배가 아닌가 뭐 생각도 들었습니다.

◇ 김현정> 국가조직폭력배. 이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협박을 들을 때 뒤에 누가 있겠다고 짐작하셨어요?

◆ 한상규> 그 양반들은 회장님이라고도 얘기하고 어르신이라고도 얘기하면서 비밀은, 보안은 철저히 지켰습니다. 나중에 김영수 대표에게 어른이 도대체 누구냐, 얘기 좀 해 줘라 했더니 ‘안종범 수석이다’라고 얘기를 그때부터 시작했었습니다.

◇ 김현정> 안종범 수석이라고 얘기 들었을 때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까지도 연결될 수 있겠구나라는 짐작은 하셨어요?

◆ 한상규> 짐작도 못했습니다. 저는 대통령이 이런 일에 관여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저희들 아주 작은 중소 광고회사일 뿐이거든요. 그런데 큰 일을 하셔야 될 분들이 (왜) 작은 이권에 전전긍긍하셨는지 참 안쓰러울 따름입니다.

◇ 김현정> 저는 가족들이 그 당시 느꼈을 두려움 같은 거, 또 우리 한 대표가 느꼈을 두려움, 인간적인 두려움이 어땠을까 싶어요?

◆ 한상규> 집안도 한 1,2년 동안은 정말 아주 아수라장이었고 정말 공포의 도가니였죠.

◇ 김현정> 아이들은 모르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 내보내기도 겁나셨겠어요, 그런 상황이면?

◆ 한상규> 그랬었습니다. 가장으로서 또 사장으로서. 지난번에 청문회에서도 그런 얘기를 했었습니다마는 제가 정말 특별히 정의롭거나 용감하지 않은 사람인데… 그냥 오직 제 가족, 우리 직원들 지키기 위해서 상식적인 일을 했을 뿐인데 어찌하다 보니까 최순실에 맞선 회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최순실은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자신의 혐의 중에 하나도 인정한 거 없거든요?

◆ 한상규> 글쎄 말입니다, 예.

◇ 김현정> 앞으로 이 사건 어떻게 해결되기를 바라십니까? 피해자로서.

◆ 한상규> 참 저희도 매일매일 뉴스를 접하면서 이게 정말…이게 대통령인가. 이게 정말 청와대였던가 이런 생각들이 많이 듭니다. 질이 안 좋은 사람들한테 과분한 힘이 주어지니까 주체하지 못해서 자멸한 게 아닌가… 진실은 인양되겠죠. 감옥 갈 사람들은 갈 것이고요. 저희 회사의 꿈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이제. 그래서 깜짝깜짝 놀라는 일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고 또 촛불 들고 이 추운 날 길거리에 나서는 일 없게 정치하시는 분들이 제발 좀 국민들만큼만 애국심을 가지고 정치를 해 주십사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힘내시고요.

◆ 한상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사업도 잘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한상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예, 오늘 고맙습니다.

◆ 한상규> 네.

◇ 김현정> 포레카라는 광고회사의 지분을 자신들에게 내놓으라고 협박당했던 당사자. 컴투게더의 한상규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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