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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리포트+] 오보·괴담 바로잡겠다는 靑…이것이 팩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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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지난달 18일, 공식 홈페이지에 '이것이 팩트입니다'라는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청와대는 '오보와 괴담이 난무하는 시대, 혼란을 겪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팩트를 바탕으로 진실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의 해명은 정말 팩트일까요? 이걸 보면 진실을 알 수 있는 걸까요? 청와대에서 '이것이 팩트'라며 공개한 내용 몇 가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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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라임'은 병원 간호사가 만든 가명 (11월 18일 해명)

청와대는 차움병원 이동모 원장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길라임'이라는 가명은 박 대통령이 아닌 직원이 쓴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 일간지의 11월 18일자 '차움 이동모 원장 "길라임은 직원이 만든 것"'이라는 보도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언론 인터뷰 안에도 해명이 엇갈리고, 이동모 원장도 해당 내용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는 '사실'을 청와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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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간호사나 김상만 씨의 말을 전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난 우리 직원 얘기도 다 믿지 못하겠다. 김상만씨 말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 청와대가 오보의 근거라며 인용해 제시한 사실이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해당 인터뷰에는 취임 전까지 진료를 받았다고 했지만, 그로부터 4일 뒤 취임 이후에도 '길라임'으로 진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청와대 측이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만 공개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 세월호 침몰 당일 靑 출장왔다는 간호장교…수도병원 나온 기록도, 靑 들어온 기록도 없다! (11월 18일 해명)

청와대는 '경기도 성남에 있는 국군수도병원 간호장교가 세월호 침몰 당일 오전 청와대에 출입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청와대는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간호장교가 출장을 한 기록은 없다. 청와대 의무실에도 확인했더니 청와대에 온 사실이 없다. 경호실에도 확인을 했다. 혹시 다른 이름으로 올 수도 있나 싶어서. 국군수도병원 출입자는 없다. (국군수도병원에 확인 결과) 간호사의 출장기록이 없다. 의무실에도 출장기록이 없고. 보도에 적시된 사람 외에 다른 사람이 있는가 싶어 (문의한 결과) 국군수도병원 소속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출장'이란 문구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청와대의 해명이 팩트이고 진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에는 실제로 '간호장교'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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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수도병원이 아닌 서울지구병원 소속의 장교들입니다.

게다가 상주를 하기 때문에 '출장'이 아닌 '출근'입니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런 해명은 불거지는 의혹을 명쾌하게 해명하기보다는 교묘하게 말장난하거나 보도에 나온 내용만 일단 부인해 넘어가 보자는 태도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정작 국민과 언론이 여러 의혹을 제기하며 진실을 캐는 데는 '세월호 참사 당일 그 절체절명의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무엇을 했느냐'를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청와대가 진실과 팩트를 이야기하려면 언론과 국민의 의혹제기에 '스무고개'식으로 답변할 게 아니라, 참사 발생 2년 7개월이 되도록 감추고 있는 부분을 먼저 명확히 공개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일까요? 이 해명을 공개한 다음 날인 지난달 19일 청와대는 처음으로 세월호 7시간 동안 대통령이 어디서 뭘 했는지, 이것이 팩트라며 공개합니다.

■ 세월호 7시간, 대통령은 어디서 뭘 했는가? - 이것이 팩트 입니다.

이 내용을 공개하며 청와대는 이런 말을 써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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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느낌표 두 개까지 찍어 강조했습니다.

얼마나 상세하게, 정직하게 설명돼 있을까요? 먼저 관저집무실이라는 장소입니다.

관저에 대한 설명은 따로 없습니다.

관저는 쉽게 말해 대통령이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머무는 공간, 즉 집입니다.

304명의 소중한 국민이 목숨을 잃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했는데 박 대통령이 관저에 있었다는 건, 출근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2년 7개월 만에 참사 당일 대통령이 어디에 있었는지는 이렇게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했는지는 여전히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간대별로 해명이 상세하게 적혀 있는 것 같지만 어떤 내용이 보고됐는지, 대통령이 실제로 보고를 받았는지는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지난 6일, 세월호 사고 당일 대통령이 그 위급한 시간에 강남의 미용사를 불러 머리를 손질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폭로됐지만 청와대의 해명 어디에도 이런 사실은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7시간의 행적 가운데 일부 1-2시간 가량의 행적이 확인됐을 뿐 나머지 시간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머리 손질을 마치고 중대본을 찾은 박 대통령은 이런 말을 합니다.

“다 그렇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청와대는 당일 언론의 오보 때문에 이런 혼란이 빚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청와대는 현장 상황의 심각함을 몰랐을까요? 지난 2014년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감사원의 '청와대에 대한 조사과정 및 내용'을 보면 청와대 해명의 빈 자리가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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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안보실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 52분쯤 해경 핫라인을 통해 "(바다에) 떠가지고 구조하고 한 인원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지금 배에 있는 것 같다"는 보고를 받은 뒤 10시 52분부터 11시 30분 사이에 박 대통령에게 "미구조 인원들은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한 것으로 나와 있는 겁니다.

또 감사 당시 제출한 청와대의 서면 답변서에도 "해경청 상황실을 통해 구조되지 못한 인원들이 선체 내부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받았고, 이러한 내용을 당일 오전 대통령께도 ‘미구조된 인원들은 선체 내부에 잔류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내용의 보고를 드렸다"고 적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와대는 언론이 전원 구조라고 '오보'하고 있는 동안에도 상황의 심각함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오보 때문에 박 대통령의 앞선 발언이 나왔다는 해명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겁니다.

오보와 괴담을 바로잡겠다는 청와대.

하지만 그들의 해명은 오히려 의혹을 확산시키고 국민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기획·구성 : 김도균 / 디자인 : 김은정 / 사진 출처 :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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