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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사설] 2년 연속 깨진 무역 1조 달러, 우울한 무역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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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무역의 날’이다. 무역의 날은 2011년 12월 5일 무역 규모(수출+수입) 1조달러 달성을 기념해 만들었다. 지난해 4년 연속 이어오던 교역 1조 달러 기록이 깨졌다. 올해도 달성 불가능이다. 내년에도 이변이 없는 한 마찬가지다. 교역 1조 달러는 3년 연속 먼 나라 얘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름값은 이미 퇴색해 버렸다. 분위기도 예전같지 않다. 내용도 마찬가지다. 무역의 날 행사의 핵심은 수출탑이다. 100만달러를 시작으로 한 기업의 수출 실적이 특정 구간을 넘어 신기록을 세울 때 받는다. 올해 수출탑 수상업체는 50억 달러를 돌파한 한화토탈을 비롯해 총 1209(대기업 35개, 중견기업 78개, 중소기업은 1096개)개 업체다. 2004년(1191개) 이후 가장 적다. 한때 2000개에 육박하기도 했던 수출탑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4년째 감소세다.

특히 올해는 100억 달러탑 이상을 받은 업체가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2002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1억 달러 탑’ 이상을 받은 기업은 2011년 129개에서 올해 55개로 5년 만에 무려 절반 이하가 돼버렸다. 수상이 가능한데도 수출탑 신청조차 하지않는 업체도 있다는 후문이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수출탑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수출과 교역 감소는 국제적인 요인인 것은 사실이다. 모든 게 비관적인 것만도 아니다. 정부는 수출구조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체계적인 리빌딩을 진행해왔다. 성과도 나타났다. 경험없는 중소기업에 대기업 출신 해외영업 베테랑을 매칭해 지원한 결과 올해에만 5000개의 수출기업이 새로 탄생했다. 화장품 의약품 패션의류 등 소비재와 에너지신산업을 수출 유망품목으로 선정해 마케팅, 연구개발, 제도개선 등을 집중 지원한 결과 작년에 비해 화장품 수출은 44%, 의약품은 14% 늘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두 배, 신재생에너지는 50% 이상 수출이 증가했다. 수출 시장 개척도 성과가 있었다. 베트남은 한국의 3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했고, 아랍에미리트(UAE)와는 향후 60년간 54조원의 원전 운영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아시아 국가 최초로 중미 6개국과 FTA를 체결해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아예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수출은 한국경제의 샘이다. 샘이 마르면 마을이 사라진다. 무역의 날은 샘터의 축제가 되어야 한다. 내년 무역의 날엔 이변이 생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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