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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문재인도 몰랐다..돌발 영수회담 제안 秋에 당 안팎서 십자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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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양자 영수회담을 제안하면서 15일 회동이 성사됐지만 국민의당, 정의당 등 당 외부세력이 반발이 거셀 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 12일 100만명의 군중이 무사히 집회를 치러내면서 야권의 결속이 단단해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추 대표의 돌발적인 선택이 야권의 균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추 대표의 이 같은 결정에는 당내 의사결정과정이 생략된 것으로 알려져 당내 반발도 함께 사고 있다.

민주당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3일 열린 중진의원·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도 단독 영수회담 개최에 관련된 논의나 합의는 있지 않았다. 추 대표는 몇몇 측근들과 관련 내용을 협의하고 14일 오전 6시30분에 청와대에 양자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석회의에 참석했던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어떻게 결정됐는지는 몰라도 회의 때는 (논의가) 전혀 없었다”며 “(이런 결정을) 상의 없이 하느냐는 일부 의원들의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당내 최대 세력인 친문 진영에서도 추 대표의 결정에 당혹스런 모습이다. 문재인 전 대표의 공보를 담당하는 김경수 의원은 “오늘 추미애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과 관련, 문 대표는 사전에 협의하거나 연락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또다른 잠룡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야권 공조가 굉장히 중요한 상황인데 민주당 대표만 따로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것이 야권 분열로 비춰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뜬금없는 제안”이라고 혹평했다.

이언주 의원 역시 “다수 의원들이 멘붕상태”라며 “앞장서서 싸울 때는 뒤에 숨어있다가 100만 촛불로 민심이 결집하니 돌연 대장노릇하려 하는 건가”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추 대표의 양자 영수회담 제안을 청와대가 받아들이면서 어떤 메시지를 주고 받을지에 대해서도 당내 잡음이 연출됐다. 이언주 의원은 “하야하라는 말 한마디 하려고 다른 야당들 따돌리고 영수회담까지 하는 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고 이석현 부의장은 “만나면 설득의 기회를 얻고 최후 통첩을 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며 “오해를 받거나 고립되면 안 되니까 명쾌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9일 야3당 대표 회동에서 민주당과 함께 ‘12일(촛불집회) 이후 정국현안과 경제안보 논의를 위해 다시 회동’을 포함한 6가지 사안에 합의했던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민주당을 겨냥해 비판의 메시지를 던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성난 100만 촛불시민들의 요구를 잘 알고 있을 추 대표가 그런 제안을 한 것도, 그것을 덜컥 받아들인 박 대통령이나 똑같다고 본다”며 불쾌한 기색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역시 “토요일(12일)에 모인 민심이 바라는 게 그거였는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또한 “야3당 대표가 만나 수습안을 논의하기로 했음에도 다른 야당과 한마디 상의 없이 단독회담을 추진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문 전 대표의 측근에서도 “12일 민심을 확인하고 청와대가 변수가 없는 궁지에 몰렸는데 출구를 준 셈”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추 대표는 단독으로 양자 회담을 추진한 데 대해 “지난번에도 배석자를 다 채웠는데 대화가 안됐다”며 “(이번에도) 각자 입장을 얘기하는 그런식이 돼서(는 안되고) 중대한 국면에서 정말 대화가 제대로 돼야 국민 민심을 전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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