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팍팍한 보통 미국인… 투잡·쓰리잡 증가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부족한 생활비 충당 위해 멀티 직업 / 우버 운전·경비·피자 배달 등 인기

세계일보

'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사는 마이클 앤더스(39)는 밤에도 일하는 ‘문라이트 워커’(Moonlight Worker)이다. 평일 아침부터 오후까지는 사무용품을 파는 ‘오피스 데포’에서 일하지만, 평일 밤엔 인근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음식서비스를 한다. 주말엔 지역의 소규모 백화점에서 일한다. 앤더스는 “쉬는 시간이 많지 않아 개인 시간이 별로 없지만, 이렇게 일하지 않으면 네 식구의 생활비를 벌기 힘들다”고 말한다.

앤더스의 사례처럼 고소득 직장인에 속하지 않는 미국인을 중심으로 ‘투잡’ 내지 ‘쓰리잡’을 가진 이들이 늘고 있다. 물가상승 등으로 불어난 생활비 등을 충당하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꼭 먹고살기 힘들어서 멀티직업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남들보다 빨리 은퇴하기 위해서 더 많이 일하는 이들도 있다.

세계일보

올해 46세인 케빈 도널드는 평소 오후 4시면 퇴근한다. 퇴근하면 집에서 잠시 쉬고 곧 우버 기사로 변신한다. 예년에 비해 수입이 줄었지만, 우버 운전으로 150달러 이상을 버는 날이 많다. 일주일에 나흘 정도 우버 기사로 일하면 한 달에 2000달러 이상을 손에 더 쥔다. 그는 1년이면 2만달러 이상을 더 벌게 돼 은퇴를 반년은 앞당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멀티 직장을 가진 이들의 두 번째와 세 번째 직장의 종류는 다양하다. 계약직 일터가 많은 미국에서는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어렵지 않다. 미국인들이 파트타임으로 비교적 무난하게 고르는 것은 우버 운전이다. 남성의 경우 야간경비와 피자배달 등도 두 번째 직장으로 선호한다. 여성은 대개 식당 종업원과 프리랜서 작가, 보조교사 등을 우선순위에 둔다.

최근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미국인은 780만명에 달한다. 최근 8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다. 9월 한 달에만 30만명이 늘어난 것이다. 직장을 가진 이들 중에서 투잡족 내지 쓰리잡의 비율은 5.2%에 달한다. 2015년의 4.9%에 비해 0.3%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사진 = 게티이미지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