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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월드리포트] 일본 언론이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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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부끄럽습니다. 최근 일본 언론들도 최순실 씨 사태를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미 해외 언론들이 관련 보도를 시작했다는 기사가 나오긴 했지만, 저는 일본 언론 보도를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지난 25일부터 조금씩 보도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25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 이후 일본 주요 신문들은 26일 조간 기사로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때부터 일본 언론들의 보도 비중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최순실 씨의 테블릿PC에서 2013년 아베 총리의 특사단 접견 관련 파일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신문뿐 아니라 방송들도 어제오늘 집중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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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영방송인 NHK의 어제(27일) 리포트입니다. 우리나라의 일반 TV뉴스처럼 뉴스 앵커가 리포트를 읽는 방식으로 비교적 차분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공직에 관여하지 않은 지인 여성사업가에게 인사와 외교 등에 관한 내부 자료를 건넨 것으로 보인다" "최 씨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잦아들 조짐이 없다. 최 씨의 테블릿 PC를 손에 넣은 한국 방송국은 연설 원고뿐 아니라 청와대의 인사 및 일본과의 외교 등에 관한 내부 자료 등 최소한 200점이 최 씨에게 건네졌다고 전했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내년 대선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대통령은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젊은층에선 '하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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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방송들은 좀 자세히 뉴스를 전하고 있습니다. TBS는 어제 스튜디오 방식의 교양프로그램에서 대형 설명 패널까지 만들어 세부 내용을 전했습니다. 지난 1979년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모 대학교 행사에 참가했던 동영상도 소개했습니다. 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17.5%(10월26일 리얼미터 조사)까지 떨어졌다는 부분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오늘 발표된 갤럽 조사에서는 주간 지지율이 17%까지 떨어졌고, 대국민 사과 후 26-27일 14%를 기록하기도 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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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TV는 어제 정오 서울지국 특파원을 생방송으로 연결했습니다. 서울 특파원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임기 내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내용을 전했습니다. 단순히 말로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패널까지 준비했군요. 뉴스 내용 가운데는 최순실 사태에 대한 종합적인 설명도 있었지만, 지지율 하락, 한국 정치권 움직임 등 향후 전망도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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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아사히는 한국의 JTBC와 업무협력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집중적인 보도는 다른 방송국보다 조금 늦게 오늘부터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JTBC보도를 충실히 인용하면서 자세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기본 뉴스 리포트 이후에는 스튜디오에 한국 전문가를 불러 뉴스 해설과 분석을 곁들였습니다. 취임 직후 60%였던 지지율이 17.5%까지 떨어졌다는 부분도 자세히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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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신문은 그제 2단 기사에서 어제 3단, 그리고 오늘 조간에는 국제면 주요 기사로 더 크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제목은 '박 대통령을 본격적으로 궁지에 몰아'. 소제목에는 '사인에게 정부문서 유출''복심 최 씨, 인사와 복장도 조언', '박 대통령을 언니로 불러' 등으로 돼 있습니다.

"사인인 최순실 씨가 정부 내 측근에게도 흉금을 털어놓지 않는다고 알려진 박 대통령의 복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박 대통령의 장렬한 인생에 조금씩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여당으로부터도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임기가 1년 4개월 남은 상황에서 급속히 레임덕이 가속화될 듯하다."

앞에서 보신 것처럼 일본 언론들이 최순실 사태를 보도하며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입니다. 그리고, 17.5%라는 숫자에 적지 않게 충격을 받은 분위기입니다. '저렇게 낮은 지지율로 국정운영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언론과 정치인들은 '지지율 17.5%'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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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여론조사 전문가인 일본 메이지대학 이다 마사미치 교수가 2011년 발표한 연구자료입니다. 일본 요시다 총리 제2내각(1948년 출범)부터 오부치 총리 내각(1998년 출범)까지 각 내각의 여론조사 지지율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좀 더 깊이 살펴보면요, 내각중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여론조사 지지율이 평균 30%까지 떨어지면 의회 해산과 총선거 등을 통해 총리를 교체한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2014년 이다 교수의 강의를 직접 들었는데요. 이다 교수는 좀 더 넓게 대략 33% 이하를 정권 교체 국면으로 들어가는 '위험 수역'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경우 지난해 7월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한 안보법제를 통과시켰을 당시 37.7%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달 NHK조사에서 50%를 기록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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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30%, 33% 등의 숫자를 우리나라 정치에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정치 제도가 전혀 다르고, 여론조사에 대한 국민들의 응답 태도도 완전히 다릅니다. (일본 응답자들은 반대 의견 표명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 사진은 한국 갤럽의 '역대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평가율' 그래프입니다. 노태우,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임기중 상당 기간 지지율이 30% 이하에 머물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의 경우 3분기(7-9월) 32%가 마지막 수치이군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위 기준은 일본 정치에 국한된 이야기입니다. 일본 언론이나 정계에선 지지율 수치를 이렇게 느끼고 있겠구나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듯합니다.

그런데, 사실 일본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반기고 있지 않습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철거문제부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추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대응까지 한일 두 나라가 풀어야 할 현안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임기 1년 4개월을 남겨놓고 박근혜 정부가 레임덕에 빠져버릴 경우 한일 관계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여기에 일본은 12월 도쿄에서 한중일 정상회담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순실 씨 사태에 주목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뿐이 아닐 겁니다. 그만큼 이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해결되고, 이후 한국 사회에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최호원 기자 bestig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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