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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글로벌 칼럼 | 애플과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비교가 전혀 무의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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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는 늘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다.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꺼내든 누군가는 화를 내게 되어 있다.

이렇게 단언하는 이유는 지금은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지는,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배포라는 개념이 여전히 생소했던 안드로이드 2.2 프로요 시절부터 시작해 몇 년 동안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를 관찰하고 분석해왔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한 가지가 있다면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는 적시에 안정적인 OS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다만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를 둘러싼 모든 상황이 그대로인 것은 아니다. 중요한 영역 하나가 크게 발전했다. 그 영역은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에 관한 이야기, 특히 iOS와의 비교에서 늘 간과되는 부분이다.

구글이 새로 내놓은 픽셀 폰, 빠르고 정기적인 안드로이드 업데이트가 보장되는 유일한 최신 단말기라는 독보적인 위치의 이 폰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한 걸음 물러서서 전체적인 상황을 살필 필요가 있다. 이러한 종류의 이야기에는 아이폰-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 비교가 필연적으로 뒤따르지만(픽셀의 업데이트 지원 기간이 비교적 짧은 2년이라는 점에 대해 이미 많은 논란이 있음), 진실은 iOS와 안드로이드의 업그레이드는 서로 전혀 다른 종류의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 둘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흔한 말로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

업그레이드 비교의 역설
스마트폰 업그레이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이 늘 간과하는 한 가지는 iOS와 달리 안드로이드의 경우 OS 업그레이드 자체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전체적인 업그레이드 그림의 한 부분일 뿐이다.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하기 위해 지난 여름에 나온 iOS 10을 보자. 애플에 따르면 역사상 가장 중요한 iOS 릴리스인 iOS 10은 지난해 여름 iOS 9 이후 처음 실시된 전면적인 iOS 업데이트였다.

이 업데이트에는 필자와 같은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시각에서 "OS 수준 개선"이라 인정할 만한 것들도 포함되었지만(예를 들어 새롭게 바뀐 잠금 화면과 위젯 섹션) 대부분의 변경은 기본적으로 시스템 수준의 앱 변경이었다.

예를 들어 iOS 메시지 앱에는 여러 크기의 이모티콘과 앱내 사진 편집, 웹/비디오 콘텐츠 즉시 미리보기 기능, 애플 사진 앱에는 "추억" 기능과 자동 이미지 그룹 기능, 애플 음악에는 업데이트된 UI, 애플 뉴스 앱에는 추천 기사와 속보 알림, 시리에는 일부 타사 앱과 연동할 수 있는 기능, 애플 메일에는 개선된 이메일 스레드 처리 기능이 추가됐다. 또한 애플 지도는 여전히 엉망이지만 조금이나마 나아졌다.

이런 것들이 애플 스스로가 iOS 10에서 가장 중요한 개선으로 강조하는 기능이며, 전체적으로 봐서 결코 작은 업그레이드는 아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사용자 관점에서 이 광경은 다소 낯설다. 왜냐하면 안드로이드에서 이런 종류의 개선은 주요 OS 릴리스와 관계없이 연중 수시로 실행되기 때문이다. 구글은 대부분의 시스템 앱을 OS 자체 밖으로 끄집어내서 플레이 스토어에 넣었다. 이 앱들은 여느 앱과 다름없이 플레이 스토어에 있으면서 정기적으로 자체 주기에 따라 업데이트된다.

구글은 2010년부터 이런 방식을 채택했는데(2013년부터 그 범위를 대폭 넓힘) 이와 같은 운영 체제의 해체는 올해 초에 그 정점에 이르렀다. 지금 시점에서는 기초가 되는 OS 코어 부분을 제외한 모든 안드로이드 환경은 기술적으로 볼 때 독립형 앱 형태로 존재하며 공식적인 OS 릴리스와 무관하게 자주, 일상적으로 업데이트된다.

사과와 오렌지
설명을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모든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받은 시스템 수준 앱 업데이트 중 일부만 간추려 보자.

• 지능적으로 여행을 정리하고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앱 - 구글 트립(Google Trips)

• AI 지원 대화와 빠르고 쉬운 비디오를 위한 두 가지 새로운 채팅 앱 - 알로(Allo)와 듀오(Duo)
다양한 라이브 배경, 자동으로 회전하는 주제별 이미지 모음이 포함된 새로운 바탕화면 앱

• 업데이트된 구글 키보드 - 테마, 제스처, 추천 이모지, 향상된 개인 사전 시스템, 새로운 한 손 모드, 숫자 지원 개선, 언어 지원 확장 등이 추가됨

• 업데이트된 구글 앱 - 모든 앱과 메시지, 연락처를 중앙에서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는 기능, UI 개선, 오프라인 음성 작업, 향상된 웹 브라우징 환경, 홈 화면에 앱 기반 빠른 실행 바로 가기 추가, 구글 나우/홈 화면 피드에 예측 카드 추가

• 업데이트된 킵(Keep) 필기 앱 – 노트 고정, 노트 범주 자동 설정, 노트에 웹 콘텐츠 미리보기 내장, 중복된 항목 자동 합침, 간소화된 UI, 다른 앱의 정보를 킵 노트로 공유하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

• 다수의 크롬 웹 브라우저 업데이트 – 새 탭 페이지 디자인 변경(지능적인 기사 추천 포함), 백그라운드 미디어 재생, 더 빠르고 전원 효율적인 비디오 재생, 간편한 오프라인 저장과 웹 콘텐츠 보기를 위한 새로운 다운로드 기능, 안드로이드 페이를 사용하여 호환 웹사이트에서 간편히 결제하는 기능 등

• 구글 사진 업데이트 – 사진과 앨범을 앱 내에서 더 빠르게 공유, 앨범 내 이미지 분류 개선, 더 강력하고 다양한 추억 및 하이라이트 기능, 맞춤 제작이 가능한 개선된 자동 생성 비디오, 옆으로 치우친 사진 자동 보정, 향상된 검색 기능

• 지메일과 편지함의 다양한 업데이트 – 전체적인 익스체인지 지원, 온/오프라인 메시지 검색 속도 개선, 스마트 컨텍스트 제안이 포함된 새로운 검색 인터페이스, 트렐로(Trello)와 깃허브(GitHub)의 프로젝트 이메일 자동 그룹화, 구글 알림과 뉴스레터 구독 즉시 미리보기, 구글 드라이브 네이티브 지원, 모바일 기기에서 응답성 높은 이메일 디자인 보기 지원

• 연락처 앱 UI 개편 – 중복 연락처 관리 기능과 레이블 관리 개선

• 대대적인 지도 업데이트 – 새로운 핸즈프리 운전 명령, 홈 화면을 위한 새로운 트래픽 위젯, 더 향상되고 동적인 방향 표시, 이벤트 및 예약 보기 지원 내장, 근처 레스토랑 찾기 기능 개선, 대역폭 사용량 감소를 위한 옵션 개선, 자동차 공유 검색과 비교 지원 확대

• 구글 플레이 서비스에 대한 다수의 업데이트 – 개발자가 앱에 다양한 새로운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함. 예를 들어 사용자가 자신의 계정과 연결된 전화 번호를 한 번의 탭으로 입력할 수 있는 기능, 앱 내에서 열린 웹사이트의 보안을 구글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확인하는 기능, 사용자의 현재 상황에 지능적으로 반응하는 기능(이를 통해 트룰리아(Trulia)와 같은 앱은 날씨가 좋고 사용자가 가까운 관련 장소에 있는 경우 둘러볼 수 있는 부동산 매물을 제안하고, 음악 앱은 헤드폰이 연결된 경우 달리기, 운전, 체육관 도착 등의 활동에 적합한 음악을 제안할 수 있음)
이건 일부일 뿐이다. 뉴스와 날씨, 안드로이드 페이, 번역, 달력, 메신저, 책, 문서도구, 슬라이드, 시트, 드라이브, 원격 데스크톱 또는 어센티케이터(Authenticator)와 같은 앱 업데이트는 언급도 하지 않았고, 구글 플레이 공유 가족 라이브러리 및 음악 플랜과 같은 더 폭넓은 플랫폼 수준 업데이트, 넥서스 폰에 사용되는 자동 암호화 와이파이와 같은 프로젝트 파이(Fi), 또는 안드로이드 시스템 웹뷰 컴포넌트와 같은 보안 중심 요소에 적용된 여러 가진 발전 등에 대해서도 다루지 않았다. 이쯤 되면 필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OS 업데이트는 나란히 두고 비교할 수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그리고 위 목록으로 확실히 알 수 있듯이), 안드로이드에서는 iOS의 주요 OS 업그레이드에 비견할 만한 시스템 수준 업데이트가 거의 매달 이뤄진다. 구글은 조용히, 단편적인 방식으로 업데이트를 처리한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무엇이 진행되고 있는지, 온갖 조각들이 어떤 형태로 모이고 있는지는 대중의 관심을 거의 끌지 못한다.

실제 OS 측면에서 보면 안드로이드 자체에 남은 것은 일종의 엔진룸뿐이다. 즉, 별도의 조각으로 뽑아내지 않은 핵심 구조와 UI 부분만 남았다(예를 들어 알림 UI). 애플이 iOS에서 추구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아이폰이 OS 업데이트를 받는 기간과 안드로이드 폰이 OS 업데이트를 받는 기간을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OS 업데이트"라는 문구는 두 플랫폼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애플이 구형 기기에는 새로운 iOS 릴리스의 기능 중에서 극히 일부만 제공한다는 사실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안드로이드의 OS 업데이트는 애플 OS 업데이트와 나란히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

안드로이드 OS 업데이트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안드로이드 OS 업데이트는 성능, 코어 UI와 같은 운영 체제 영역, 즉 독립적인 요소로 취급하기가 어려운 영역에 대한 중요한 개선이 포함되는 추세다. 그러나 전체 그림에서 보면 이러한 코어 릴리스 사이에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개별 시스템 조각에 대한 업데이트 역시 똑같이 중요한데, OS 업그레이드에 대해 이야기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점을 고려하지 않는다.

한가지 확실히 해두고 넘어가자. 두 플랫폼의 접근 방식은 각자 장단점이 있다. 어느 한쪽이 이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마도 객관성을 잃은 사람일 것이다. 물론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들은 공식 OS 업데이트 처리를 더 개선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매년 제조업체의 업데이트 배포를 확인하고 평가한다. 필자가 구글 자체 플래그십 폰(과거에는 넥서스, 이제는 픽셀)을 두고 현재 유일하게 진심으로 추천할 만한 기기라고 말하는 이유도 대부분은 이 평가 결과 때문이다.

필자는 구글이 업그레이드 측면에서 픽셀의 이점을 십분 활용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적시 업데이트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업데이트에 대한 기준도 픽셀을 통해 더 올려놔야 한다. 그렇게 되면 픽셀의 가치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고 더 넓은 안드로이드 생태계 내에서 픽셀의 위상도 더 공고해질 것이다.

업그레이드에 대해 논할 때 안드로이드의 변수 내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아이폰과 관련지어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점만 기억하자. 후자는 무의미하다. editor@itworld.co.kr

JR Raphael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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