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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신율의출발새아침] "문화계 성추문 20명 가까이? 문하생 갑을관계 착취구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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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10월 28일(금요일)
□ 출연자 : 정덕현 문화평론가

-박범신 작가, 자신은 큰 잘못 없단 식 사과 좋아보이지 않아
-박범신 필두로 감춰져있던 성 추문 터져나와
-‘문단’ 폐쇄적 구조, 스승-제자 권력관계서 갑 횡포 자연스럽게 벌어져
-문단 내 성추행, 관행보단 죄의식 없이 받아들여지는 구조
-예술계, 청관 인물이 권력자 역할 하는 구조 깨져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어제 문학계가 또 한 번 들썩였습니다. ‘다정’, ‘삼류극장에서의 한 때’ 등의 시집을 낸 배용제 시인이 미성년자인 습작생을 성폭행 했다는 폭로에 의혹을 인정하고 활동 중단하겠다, 선언한 건데요. 박범신 작가부터 함영준 큐레이터까지 불과 1주일 남짓 사이에 문단을 포함한 온 문화계가 성 추문으로 시끌시끌합니다. 도대체 왜 문화계에서 이런 성 추문 논란이 끊이질 않는 건지 관련해서 정덕현 문화평론가와 전화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덕현 문화평론가(이하 정덕현):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요새 문화계 성추문이 너무 많이 들리는 것 같아요.

◆ 정덕현: 예 그렇습니다.

◇ 신율: 먼저 어제 배용제 시인의 성추문이 수면 위로 올라갔는데, 수면 위에 올라오게 된 이유가 SNS 폭로 때문이죠?

◆ 정덕현: 그렇습니다. 한 여성이 올린 내용 때문인데요. 자기가 경기도의 한 예술 고등학교 문창과 학생이었을 때 배 시인으로부터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SNS에 올리면서 얘기가 터져 나온 거거든요. 내용을 들어보면 심각한 얘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연인은 아니지만 특별하게 서로를 생각해주는 관계를 맺자, 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하고. 사회적 금기를 넘을 줄 알아야 된다. 이건 사실 시인이라고 보면 이런 것들을 누구한테 요구한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은 얘기거든요. 이런 얘기들이 연이어서 터지고 있으면서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거죠.

◇ 신율: 그런데 배영제라는 사람이 반 강제로 학부모들한테 돈까지 빌려놓고 갚지 않고 그랬다면서요?

◆ 정덕현: 예, 그 얘기를 들어보니 성폭력에 관련된 문제도 있지만 권력 관계에 관한 문제도 있어서.

◇ 신율: 이건 사기랍니다. 어제 변호사한테 물어보니.

◆ 정덕현: 네 그렇습니다. 마치 문하생들을 갑을관계에서 착취하듯이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비정상적인 관계로 보입니다.

◇ 신율: 네 근데 지금 본인들은 인정한 경우가 많은데 인정하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말들이 많거든요. 왜 그러냐면 미성년자 성폭행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 정덕현: 네 맞습니다. 논란에 대해 사과 같은 걸 하셨잖아요.

◇ 신율: 네. 그걸로 끝난다는 건 아니죠.

◆ 정덕현: 그렇죠. 그런데 사과 내용 중 이상한 내용들이 많은데. 보통 연예인들이 이런 논란 나오면 자숙하겠다고 그러잖아요. 사실 여기 나온 것들은 범죄 수준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사과로 마무리 하겠다고 하는 부분은 좋아 보이지 않은 부분들이 있고요. 제일 놀라웠던 건 박범신씨가 1차 사과를 했을 때 무슨 스탕달 운운하면서 누군가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면 자기가, 나이든 내 죄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사실은 이건 인정 했다기 보다는 마치 자신은 큰 잘못이 없다는 측을 교도한 부분도 없지 않나. 그래서 아마 이것은 사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었다고 보이거든요.

◇ 신율: 근데 이게 왜 요 며칠 사이에 엄청나게 봇물 터지듯이 나오고 있는 거예요?

◆ 정덕현: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서 이런 일들이 있었겠냐고 얘기하지만 사실은 밑에 깔려있는 것들이 많이 있었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결과적으로 이런 일들은 어떤 도화선 같은 한두 사건들이 먼저 터진다는 것. 그 이후에 연달아서 같은 일들이 쏟아져 나오게 된 건데 박범신씨의 이야기에서부터 하나가 터져 나오니까 밑에 감춰져 있던 것들까지
줄줄이 나왔다고 봐야 되는 거죠. 물론 이게 현재 20명 가까이 되는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거기서 멈출 것 같진 않습니다.

◇ 신율: 이게 무슨 관행이었어요?

◆ 정덕현: 관행이라기보다는 문단이라는 게 폐쇄적인 구조잖아요. 그 안에 들어가면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되는데. 스승과 제자라는 건 갑질의 관계와는 상관이 없는데 그게 아니라 일종의 문단은 청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권력관계가 형성이 된다는 거죠. 마치 갑의 횡포같은 것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구조 안에서, 이런 것들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벌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아마 본인들도 이것이 성추행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서 벌어지는 것들이 많을 거고요. 당연히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 외부에 드러나 줘야 하는데 문단 내에서 예를 들면 출판계에 있는 인사들 경우는 이런 부분을 알고 있었음에도 쉬쉬하고 있었다는 거죠. 지금은 당연히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으로 나오는 건 이미 이런 일들이 관행이라기보다는 죄의식 없이 받아들여지는 구조 안에 있었다는 거죠.

◇ 신율: 이거 구조를 바꿔야겠네요. 구조를?

◆ 정덕현: 네, 그렇습니다. 문단의 구조라는 것이 지금 현재 이미 문단의 권력이라는 것이 힘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거든요. 아시겠지만 문단에 등단을 하지 않고도 작품 활동을 하시는 소설가들이나 시인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과거에는 문단을 통과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구조 같은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마치 문단 내에서 청관하는 인물들이 굉장히 중요한 권력자의 역할을 했다는 거죠. 이런 부분들이 깨져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가 최근에 터져서 문단 자체가 그런 식으로만 흘러왔다면서 부정적인 의사가 굉장히 강한데, 이런 일들이 좀 더 일찍 터졌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하거든요.

◇ 신율: 그렇습니다. 지금 이게 일종의 도제 시스템으로 돼서 일부에선 협박까지 했던 모양이에요. 내가 입을 열면 뭐 이런 식으로. 이런 사람들 정신 차리게 해야지. 미성년자 데리고서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 정덕현: 이건 문단 쪽의 얘기만은 아니고요. 권력관계가 형성되는 문화계 안에서 예를 들면 영화계나 다른 쪽에서도 있는 얘기들입니다. 이게 지금 문단에서 크게 불거져 나온 얘기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만일 예술계 안의 권력 관계가 형성돼 있는 구조 안에서 섞여져 나왔다면 이번 기회에 다른 모든 것들이 터져 나오는 게 중요하지 않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덕현: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정덕현 문화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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