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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설상가상 아프리카TV, 카카오가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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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인터넷라이브방송인(BJ)의 이탈로 고민에 빠진 아프리카TV에 카카오가 내년초까지 모바일방송시스템인 ‘카카오 TV’와 다음의 온라인 방송시스템인 ‘다음 TV팟’을 합치는 강수로 도전장을 냈다. 채널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수익창출 모델을 추가해 위기에 빠진 온라인 방송 1위 사업자 아프리카TV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존에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내던 방식에서 벗어나 아프리카TV와 비슷하게 BJ들에게 실시간으로 수익을 제공하는 방식도 도입할 예정이다.

27일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TV과 TV팟의 팀을 통합하고 인프라를 합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인터넷 라이브 방송인(BJ)들이 매력을 느끼는 채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두 채널을 합친 새플랫폼은 이르면 내년 초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방송업계 관계자는 “두 플랫폼이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합쳐지고 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 유사한 리워드 방안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별풍선’은 아프리카TV BJ들의 주요 수입원이다. 시청자가 구매하는 화폐 단위로 라이브 방송 중 BJ에게 후원의 명목으로 지급할 수 있다.

다음TV팟은 지난 2006년 아프리카TV와 같은 해 출시됐다. 다양한 장르의 동영상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인터넷 개인방송 서비스도 포함돼 있다. 카카오 TV는 지난해 6월 출시됐다. 카카오톡 안의 ‘더보기 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 채팅창 안에서 함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동영상 공유 서비스다.

그간 인터넷 방송 시장은 아프리카TV가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왔다. 다음TV팟은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리틀텔리비전’의 온라인 생중계 독점 채널로 쓰이면서 해당 채널 방송 때엔 평균 150만 이상의 시청자 수를 기록한다. 하지만 연예인과 기존 제휴 방송을 재송출하는 콘텐츠 들이 주여서 순수 개인 창작자들의 방송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최근 아프리카TV가 소속 BJ들과 갈등을 벌이며 ‘아프리카 엑소더스(대탈출)’현상이 벌어지자 카카오에 기회가 찾아왔다. 시작은 지난 10월 14일. 아프리카TV가 인기 BJ인 ‘대도서관(나동현·38)’에게 일주일 정지처분을 내리면서부터였다. 사전공지 없이 광고방송을 진행했다는 이유였다. 대도서관은 “공지의 문제가 아니라, 1000만원 가량 돈(호스팅비)을 아프리카TV에게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불만을 표시했고 결국 다른 곳에서 방송을 할 것이라 선언했다.

이후 ‘홍방장’, ‘쉐리’, ‘울산큰고래’등 스타BJ들이 대규모 아프리카TV와의 결별을 선언하며 ‘엑소더스’가 펼쳐졌다. 아프리카TV의 주가는 연일 하락하며 열흘만에 시가총액이 460억원이나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형평성에 어긋한 처우때문에 아프리카TV에 불민은 느낀 BJ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BJ들이 아프리카TV를 떠나지 못한 데는 ‘별풍선’의 이유가 컸다. 하지만 카카오TV뿐 아니라 반격에 나선 다른 플랫폼들이 속속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하자 더 이상 아프리카TV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다. 다음TV팟 뿐 아니라 유튜브도 ‘후원하기’ 방식으로 수익모델을 도입하고, 이를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동영상 플랫폼 두비두를 공개한 KT는 창작자 수익 향상을 위해 뷰티 콘텐츠를 쇼핑몰과 연계해 수익을 보장한다. 시청자가 두비두 동영상을 보고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입하면 그 매출의 3~5%를 창작자에게 지급하고 있다.

아프리카TV도 ‘포용정책’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지난 26일 간접 광고 수수료 면제 등을 담은 새로운 운영정책을 발표했다. 아프리카TV는 기존에는 BJ들이 간접 광고(PPL)를 할때 송출료·수수료를 받았지만 앞으로 별도 비용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신입 BJ는 별풍선 수입 100만원까지는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아프리카TV에만 송출해야 하는 ‘독점’ 조항도 풀었다. 아프리카TV는 일반 BJ에 한해 다른 플랫폼에도 송출 가능하도록 했다. 단 아프리카TV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는 베스트 BJ들은 아프리카TV에서만 방송해야 한다. BJ들의 방송 환경도 개선한다. 서울 홍대, 부산 등에 BJ와 시청자가 소통하는 오픈 스튜디오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선희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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