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일문일답]'사실상 코치' 차두리 "원활한 소통·자신감 회복 돕고파"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축구 국가대표팀의 맏형이었던 차두리(36)가 슈틸리케호의 전력분석관 명함을 받았다. 역할은 사실상 코칭스태프의 일원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7일 "현역에서 은퇴한 전 국가대표 차두리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의 전력분석관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차두리는 다음달 7일로 예정된 대표팀 소집부터 내년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까지 전력분석관으로 활동한다.

독일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던 차두리는 전날 귀국해 27일 오후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차두리는 "국가대표팀은 선수 때부터 굉장히 특별하고, 소중했던 곳이다. 내가 다시 대표팀을 위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어려운 시기지만 결국 목표는 러시아월드컵을 가는 것이다.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에서 원활한 소통을 돕고,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더했다.

◇다음은 차두리 전력분석관과의 일문일답

-슈틸리케호에 합류한 소감은.

"국가대표팀은 선수 때부터 굉장히 특별하고, 소중했던 곳이다. 내가 다시 대표팀을 위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하다. 대표팀이 어려운 시기지만 결국 목표는 2018 러시아월드컵을 가는 것이다. 하나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전력분석관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나.

"그동안 함께 했고, 큰 대회도 함께 치렀던 선수들이다. 지금 선수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어떤 기분일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으면 한다. 몇몇 선수들과 대화하면서 위축되고, 불안해하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아시아에서는 절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자신들의 가치, 국가대표팀이 중요성 그리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

-필요하다면 슈틸리케 감독에게 직언을 하겠나.

"대표팀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팀이 어려울 때면 그럴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팀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어딘가 엇박자가 나기 때문에 감독님의 발언, 그걸 받아들이는 선수들의 자세 등에서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순간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선수들도 조금은 프로가 돼야 하지 않겠나. 좋지 않았던 부분들이 있었다면 내가 가운데서 분명히 할 수 있는 게 있을 것이다.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에서 원활하게 하고,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힘쓰겠다."

-전력분석에 대한 준비는 됐나.

"전력 분석은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는 게 가장 먼저다. 대표팀을 위해 모든 것을 쏟을 준비가 된 후에 전술을 논하고, 상대를 어떻게 공력할지에 대해 논할 수 있다. 이란전 이후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자신감도 떨어질 수 있다. 코칭스태프, 고참 선수들과 많이 대화하겠다."

-슈틸리케 감독과는 대화를 나눴나.

"감독님과는 은퇴 이후에 계속 만났다. 어쩌면 지금 감독님이 겪고 있는 일을 나는 아들로서 1998년에 비슷하게 겪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까지 시켜야 한다'고 했다가 경기에서 지니까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내몰아졌던 사람의 아들로서 그의 심정을 알 수 있다. 곁에서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도 안다. 축구 감독의 인생이 굉장히 힘든 것 같다. 아버지의 고통을 옆에서 바라봤다. 지금으로선 슈틸리케 감독님 옆에서 최대한 돕는 게 중요하다."

-대표팀은 부진하면 대중이 차갑게 돌아선다. 대표팀 합류가 두렵지 않나.

"국가대표팀은 항상 소중하고, 아끼는 곳이다. 대표팀을 위해 뛸 수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다. 작년 FA컵에서 인생의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단 한 번도 축구를 다시 하고 싶다거나 그라운드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은퇴를 후회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란전 패배 이후에 여러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처음으로 '은퇴가 너무 빠른 건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했다.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그때 거짓말처럼 협회에서 연락이 왔다. 내가 도움이 된다는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발언에 대해선. 감독이 쫓기는 거 아닌가.

"모든 조직의 일이 잘 안 되면 리더가 책임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축구뿐 아니라 모든 곳이 그렇다. 슈틸리케 감독도 사람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건 어렵다. 팀의 틀이 안 맞는 건 사실인 것 같다. 경기장에서 나타났고, 숨길 수도 없다. 정확하게 대표팀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뭐라고 말할 수 없다. 알고 있더라도 여기서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다. 안에서 대화를 통해 좋은 방안을 찾아서 풀어가야 한다. 모든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평가받는 곳은 결국 경기장이다. 지금으로선 (주위의 좋지 않은 이야기에)귀를 닫고, 마음으로 뛰어줬으면 한다. 승패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지지만 선수들도 한 번 쯤은 생각해야 한다. 독일 말로 '자기 코를 잡고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종합하자면 대표팀의 소통과 자신감 회복으로 요약되는데.

"우리나라는 대표팀뿐 아니라 학교, 직장 등에서 윗사람에게 자기 생각을 말하지 못한다. 그렇게 자란 것 같다. 내가 독일에서 한국을 돌아올 때마다 가장 큰 차이를 느낀 부분이다. 유럽처럼 너무 막 내 뱉는 것도 좋지 않지만 우리처럼 너무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르지 않겠나. 방법은 아직 모르겠다. 일단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겠다. 대화를 통해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 나만의 생각을 하고, 정리하겠다."

fgl75@newsis.com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