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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잔업대국 일본서 '하루 7시간 근로'…아지노모토 실험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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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유치하고 경쟁력 확보 위해 실험 착수…2020년까지 도입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잔업·특근 대국이라는 지적을 받는 일본에서 한 대기업이 일하는 시간을 대폭 줄이는 '하루 7시간 근무' 체계에 대한 실험을 시작했다.

이런 시도에 정부와 다른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면서 7시간 근무제가 확산할지 주목된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식품업체 아지노모토(味の素)는 지난 4월부터 잔업 없는 하루 7시간 근무제 깃발을 들고 나섰다. 준비기간을 거쳐 2020년도부터 전사원 하루 7시간 근무를 실현하고 식품업체 세계 톱10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에서는 대기업 대부분이 하루 8시간 근무제이지만 특근과 잔업이 다반사다.

이 회사가 근무시간 단축에 나선 것은 특근과 잔업이 일상화된 일본식 근무형태로는 해외 인재를 일본에 유치하기 어렵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도 요원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연합뉴스

일본정부 일하는 방식 개혁 실현회의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9월 27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열린 첫 일하는 방식 개혁 실현회의에서 발언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에서 두번째) 잔업규제 강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 회사 니시이 다카아키(56) 사장이 2013년 브라질 아지노모토 사장 때 창의적인 젊은 사원들이 자율 근무를 통해 업무효율을 높이는 것을 본 경험이 바탕이 됐다.

준비단계에서 니시이 사장 등 경영진이 솔선수범하고 있다. 사장 자신도 오후 5시반에서 6시에는 퇴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젊은 사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6년차 사원은 "많은 사원이 일하는 방식을 아침형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출근시간이 빨라진 사원을 위해 사원식당에서 아침에 빵을 무료로 제공한다.

그렇다고 전 사원이 같은 시간에 일을 시작해 같은 시간에 일을 끝내는 것은 아니다. 유연근무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지노모토는 근무시간 단축과 함께 글로벌 인재 등용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

인재위원회를 구성하고, 국내외 관계회사에서 차세대 경영을 위한 간부후보 200명을 선발해 본사 임원이나 사업부문장, 자회사나 해외법인의 임원 등 120개 중요 직책의 후보 요원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아지노모토의 장시간 노동 시정 움직임은 일본정부의 잔업근절 방침과도 일치한다.

지난달 27일 정부의 '일하는 방식 개혁 실현회의'에서도 장시간노동 시정 방안이 논의됐다. 아지노모토의 담당 임원을 내각부로 초대해 설명을 듣기도 했다.

연합뉴스

아지노모토 본사 건물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도쿄도 주오구 교바시의 아지노모토 본사건물.



민간기업이나 자치단체 등으로부터도 아지노모토에 7시간 근무 관련 상담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소개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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