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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3분 Talk]4대 메이저도 갈팡질팡…韓 영화, 배급 전략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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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11월 극장가에서 개봉이 예정돼 있던 다수의 영화들의 개봉일이 대거 변경되면서 또 한 번의 지각 변동이 일었다. 오는 11월16일 개봉 예정이었던 투자·배급사 NEW의 신작 '사랑하기 때문에'가 오는 11월3일 언론시사회를 취소하고 돌연 개봉일을 미뤘다. 배우 강동원 주연의 영화 '가려진 시간'이 개봉을 한 주 뒤로 미루면서 개봉 시기를 변경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NEW 측은 '사랑하기 때문에'가 가족 관객을 타깃으로 한 작품인 만큼 보다 많은 관객들이 관람 가능한 적절한 시기에 개봉하기 위해 변경을 감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NEW는 12월 영화 '판도라'도 선보일 예정이라 '사랑하기 때문에'가 12월에 개봉하게 될지, 혹은 그 다음해로 개봉이 연기될지 미지수다.

그 뿐만 아니라 배우 김남길, 천우희가 주연을 맡고 이윤기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 '어느날' 역시 제작보고회 일정을 취소했다. '어느날' 홍보사 측의 한 관계자는 타 작품 개봉 변경과 제작보고회 일정 취소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며 "후반 작업에 보다 공을 들이기 위해 개봉 시기를 미루기로 결정했다. 후반 작업을 마치는 대로 다시 개봉 일정을 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주연의 영화 '스플릿' 역시 개봉일 변경이 불가피했다. 당초 11월16일 개봉 예정이었던 '스플릿'은 일주일 앞당긴 11월10일 개봉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11월4일 진행 예정이었던 언론시사회를 오는 10월31일로 급히 변경하게 됐다.

뉴스1

11월 극장가 개봉 영화들의 개봉일이 대거 변경됐다. © News1star / 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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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주연의 작품으로 기대작인 '가려진 시간'이 10일에서 수능 하루 전날인 16일로 개봉일을 변경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관객층 확대를 위해서다. 극장가가 다소 경직된 분위기인 수능 일주일 전과 달리 10대 관객층으로 타깃을 보다 확장시킬 수 있는 수능 하루 전이 상황상 호기일 것이라고 본 것. '가려진 시간' 외에도 홍상수 감독의 신작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이 '스플릿'과 같은 날 개봉하고, 오는 11월16일엔 '신비한 동물사전'이 '가려진 시간'과 함께 개봉한다. 오는 11월24일에는 18번째로 내한하는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 주연작인 '잭 리처: 네버 고 백'이 관객들과 만나며 오는 11월30일인에는 배우 조정석, 도경수, 박신혜 주연의 영화 '형'과 엄지원, 공효진 주연의 '미씽: 사라진 여자'가 극장가를 찾아온다.

이 같은 11월 극장가의 지각변동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배급 전략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통상적으로 비수기로 간주되던 11월 극장가가 지난해 영화 '검은 사제들'과 '내부자들'로 인해 뜻하지 않은 호황을 누리면서 올해 11월 극장가는 물리적으로 많은 영화들이 틈새 시장을 노렸다. 많은 영화들이 같은 시기에 대거 몰리고, 개봉 일정을 쫓기듯 잡으면서 배급 전략의 부재는 피부로 새삼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배급사끼리 눈치를 보는 탓에 개봉일 2주 전에도 서로 갈팡질팡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4대 메이저 배급사로 꼽히는 CJ, 롯데, 쇼박스, NEW 역시 자신들의 대표작을 어떠한 시기에 내보여야 할지 분명한 전략을 세우고 있지 못한 탓에 정작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은 작은 영화들이다. 나름의 배급 전략과 그에 따른 정책 부재가 초래한 결과다.

현재 국내 각 메이저 배급사들의 전략은 "큰 영화, 일명 텐트폴 영화는 여름과 겨울에 배급한다"가 전부인 것 같다. 그 외 시기의 라인업에 대한 확신과 전략은 내부적으로도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실정이다. 시장의 변동이 잦기 때문에 배급사들이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배급사들이 성찰이 결여된 배급 전략을 들고 있기 때문에, 국내 영화 시장의 발전과 관객 증가와는 별개로 시장의 질적 수준은 하향평준화 되고 있는 셈이다. 작은 영화들의 자생 능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계속되고 있는 현 상황 속에서 메이저 배급사들의 책임은 막중하다. 철저히 시장 논리의 배급 전략에 대한 도의적인 비난을 면하기 위해서는 업계 메이저로서 그나마 지켜낼 수 있는 상도덕이 무엇인지, 합리적인 시스템이 무엇인지 성찰해봐야 할 때다.
aluem_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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