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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할리우드서 중국 영화시장 '거품론' 고개"< L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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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첫 흥행수익 감소…지속성장 가능성 의구심

가격구조 왜곡ㆍ흥행 부풀리기ㆍB급 영화 등 걸림돌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영화시장을 둘러싸고 '거품론'이 할리우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영화 전문매체 엔트그룹(EntGroup·藝恩)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영화시장에서 티켓 판매량이 올해 들어 지난 5∼10월 6개월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하락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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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연간 박스오피스(흥행수익)는 2012년 26억 달러(약 3조 원)에서 2013년 36억 달러(4조 원), 2014년 48억 달러(5조4천억 원), 지난해 68억 달러(7조7천억 원)로 4년간 2.6배 급증했다.

북미지역의 지난해 박스오피스는 111억 달러(12조6천억 원)에 달한다. 중국 영화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머지않아 전 세계 1위로 우뚝 설 것이라는 게 할리우드 영화업계의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의 박스오피스가 올해 뚜렷한 하강 곡선을 보이면서 할리우드 내에서 중국 영화시장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영화 티켓 가격구조 왜곡, 고질적인 박스오피스 부풀리기, 작품 성과와 무관한 싸구려 영화들의 양산 등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중국 영화시장의 거품론을 제기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화 제작자인 로브 케인은 "중국 영화시장에서 우려되는 게 적지 않다. 최근 박스오피스 하락은 그중 하나"라며 "중국 관객들 상당수가 질 떨어지는 영화들에 지쳐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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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 흥행수익(좌)-북미 흥행수익(우) 비교



실제로 최근 중국에서 온라인 영화티켓 가격이 상대적으로 급등했다. 알리바바그룹이나 텐센트 등 온라인 상거래 업체들이 그동안 시장선점을 위해 영화티켓을 절반까지 할인해주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최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영화티켓 할인 정책을 대폭 줄이거나 폐지하고 있다. 영화티켓 가격이 정상화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도 줄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중국에서 영화티켓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비싸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평균 영화티켓 1장당 가격은 5달러에 이른다. 미국의 평균 8.5달러보다 훨씬 저렴한 편이다.

중국 영화업계의 박스오피스 부풀리기도 중국 영화시장의 투명성을 갉아먹고 있는 걸림돌이다. 지난 2월 중국 규제 당국이 견자단과 마이크 타이슨이 출연한 '엽문3' 티켓 판매실적 부풀리기를 조사한 게 대표적 사례다.

이는 중국 영화시장의 전반적인 통계 신뢰성에 의구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중국의 최근 흥행수익 감소도 규제 당국의 엄정한 단속에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아울러 작품성을 배제한 저급한 중국 영화들의 양산도 중국 영화시장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주성치 감독의 '미인어'(Mermaid)를 비롯해 코미디물 '파파'(Papa), 현장법사의 모험담을 다룬 '대당현장'(Xuan Zang), 전쟁영화 '형제들'(Brothers)등이 화려한 캐스팅에도 흥행에 실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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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젠린 완다그룹 회장[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자본의 할리우드 진출이 가속하고 있는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 영화의 질적 성장을 위해 할리우드의 투자와 기술 도입이 시급하다는 게 배경이라는 것이다.

중국 최고의 갑부이자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거물로 부상한 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미국 LA에서 향후 중국 영화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았다.

그는 해안도시 칭다오(靑島)에 있는 복합스튜디오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제작자들에게 지방정부와 함께 5년간 매년 1억5천만 달러씩, 모두 7억5천만 달러(약 8천50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500억 위안(약 8조4천억 원)을 투자하는 이 스튜디오는 2018년부터 운영된다. 376만㎡ 부지에 전체 면적은 540만㎡다. 영화 전시센터와 실내 테마파크를 포함한 쇼핑몰, 호텔, 리조트, 요트클럽, 병원도 함께 들어선다.

왕 회장은 그러면서 "중국이 2018년까지 북미를 제치고 세계 최대 영화시장으로 부상하고 앞으로 10년간 연간 15% 성장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메이저 투자배급사인 소니픽처스와 영화 프로젝트에서 협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완다는 올해 초에는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35억 달러에 인수했다.

또 세계 최대의 영화관 체인이 될 예정이다. 이 회사가 보유한 미국의 AMC 엔터테인먼트는 카마이크 시네마를 사기로 합의했다. 완다는 영국의 오데온&UCI 시네마 인수 절차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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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타워즈' 포스터가 걸린 베이징의 영화관[AP=연합뉴스 자료사진]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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