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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NC 김경문 vs 두산 김태형… 사제대결 누가 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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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스 안방마님’ 출신 사령탑, 29일 개막 한국시리즈 격돌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29일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승제) 1차전을 앞둔 두 사령탑의 처지가 이와 꼭 같다. 오랜 ‘베어스 동문’이자 사제지간인 김경문(58) NC 감독과 김태형(49) 두산 감독이 프로야구 왕좌의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세계일보

김경문 감독은 두산 전신인 OB에서 1982년 프로 원년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했고, 두산에서 감독에 올랐다. 김태형 감독도 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감독 생활도 시작했다. 둘다 포수 출신이라는 점도 같다. 1990년과 1991년에는 OB(두산 전신) 포수로 함께 뛰기도 했다.

학생 때 자주 전학을 했고, 고교와 대학 시절에는 치명적인 부상도 당한 김경문 감독은 10시즌 동안 개인 타이틀 하나 없던 평범한 수비형 포수였다. OB의 원년 우승 멤버이긴 하지만 조범현(전 케이티 감독)과 함께 포수 포지션을 양분했고, 그의 통산 기록은 타율 0.220, 126타점이 전부다. 김경문 감독은 2004년 두산 사령탑을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에 뛰어든 뒤 성공가도를 걸었다. 김경문 감독의 모자 우측에는 ‘THANK YOU 800’이라는 글자가 수놓아져 있다. 이는 지난 5일 프로야구 역대 6번째로 통산 800승을 거두며 명장 반열에 오른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김경문 감독의 발자취를 그대로 좇고 있는 후배가 바로 김태형 감독이다. 김태형 감독은 1990년 OB에 입단해 역시 수비형 포수로 뛰었다. 확고한 주전은 아니었지만 백업 포수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1995년 OB의 우승에 기여했다. 1991년 당시엔 OB에서 현역 마지막 시즌을 보내던 김경문 감독과 포수로 함께 뛰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경문 감독이 두산 사령탑을 맡던 시절(2004~11) 배터리 코치를 담당하며 사제의 연을 맺었다. 이후 지난 시즌부터 두산을 이끌게 된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과 올해 역대 구단 최다승(93승)을 일궈내며 ‘두산 왕조’ 건설이라는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스승과 제자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김태형 감독 특유의 카리스마 리더십을 길러낸 김경문 감독이 이제는 도전자의 위치에 섰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을 3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올려놨지만 매번 우승 문턱에서 무너지며 ‘준우승’ 감독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했다. 그의 한국시리즈 통산 성적은 3승12패(승률 0.200)다. 반면 김태형 감독은 부임 첫해부터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삼성에 4승1패 완승을 거두며 대조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특히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이번 한국시리즈 우승이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5년째 NC 지휘봉을 잡으며 처음 한국시리즈행을 이끈 김경문 감독은 올해 NC와의 계약이 끝난다. 또 역대급 중심타선인 ‘나테박이(나성범·테임즈·박석민·이호준)’와 안정된 선발진 등 좋은 투타 밸런스로 우승적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팬들의 기대가 크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두산과 만나 2승3패로 한국시리즈행이 좌절된 것도 반드시 설욕해야 한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두산한테 진 빚을 반드시 갚겠다. 선수들과 마음을 모아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올해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두산다운 야구를 한국시리즈에서도 펼쳐 21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이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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