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가격이 미쳤다"…이집트, 물가 폭등에 저소득층 '비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가격이 미쳤어요.(These prices are going crazy)"

이집트 국민들이 심각한 생필품 부족과 이에 따른 가격 인상에 시달리고 있다. 연간 전체 설탕 소비량의 30%를 웃돌았던 수입량도 현저히 떨어지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폭등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는 2013년부터 이어진 경제위기 해소를 위해 최근 정부가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생긴 일이다. 슈퍼마켓에서 설탕을 찾아볼 수 없게 됐고, 수입품 가격도 눈에 띄게 올랐다. 설탕 소비량이 큰 이집트 국민에게는 심각한 문제다.

가게를 운영하는 무함마드 이합은 "스페인에서 코코넛 오일을 수입해서 팔았는데, 그럴 수가 없게 됐다"며 "20일 동안 연어도 재고가 없었다"고 말했다. 제빵사 압둘 알림은 "밀가루와 설탕 가격이 올라 빵 가격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한 고객은 "가격이 미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분유나 피임약 등을 수입할 수 없게 되면서 약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약사 아흐마드 엘샤페이는 "원하는 약이 없어서 고객들이 화가 났다"며 "최근 몇 달 동안 피임약과 진통제 등은 암시장이 아니면 구할 수도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수도 카이로의 부촌인 자말렉에 사는 부유층은 정권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삼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에게 과도한 인플레이션과 정부 보조금 삭감은 치명적이다.

이달 초 이집트에서는 삼륜차 '툭툭'을 모는 한 운전사가 경제에 대한 불만을 말한 영상이 큰 화제가 됐다. 그는 "가난한 시민들은 길거리에서 쌀 한 톨도 발견할 수 없다"며 "통치자들의 가난한 사람을 대하는 방식은 반드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에는 알렉산드리아의 한 택시 운전사가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의미로 불을 지르기도 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H A 헬리어는 "경제 상황이 암울한 이집트 정부가 보조금 개혁과 통화평가 절하를 동시에 꾀해야 한다"며 "위험할 수는 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join@newsis,com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