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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KS] '96억 사나이' 박석민, "초등학교 이후 첫 MVP"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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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한용섭 기자]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한 박석민(NC)이 MVP 트로피만큼 반짝이는 유쾌한 입담도 과시했다.

박석민은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9타수 2안타(타율 0.222) 2홈런 3타점으로 MVP에 뽑혔다. 기자단 투표 25표 중 22표를 얻었다. 3표는 해커.

박석민은 25일 4차전이 끝나고 인터뷰실 밖에서 차례를 기다리면서(앞서 김경문 감독 인터뷰가 진행 중) 취재진과 생생한 심경을 털어놨다.

# MVP는 초등학교 이후 처음

박석민은 큰 무대 경험이 많고, KBO리그 최초로 '한국시리즈 7년 연속 진출 기록'을 세웠지만 포스트시즌 MVP는 처음이다.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초등학교 이후로 MVP 자체가 처음이다. 정말이다"고 말했다.

대구고 시절 전국에서 세 손가락 꼽히는 타자로 주목받았다. 박석민은 "대구고 때 전국 대회 우승을 2번 했는데, MVP는 다른 선수가 받았다"고 쿨하게 설명했다.

'가을에 조금 약하지 않았냐'라는 말에는 그는 "한국시리즈나 포스트시즌에서 못하지는 않았다"라고 큰 소리를 치더니, '기록집에 다 나온다'는 말에 "임팩트가 별로 없었다. 단기전에서 볼넷 이런 것보다는 홈런이잖아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석민은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5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5(153타수 42안타) 4홈런 25타점 18득점을 기록 중이다. 36사사구에 36삼진이다. 준플레이오프(3G) 타율이 0.583(12타수 7안타)으로 제일 좋았고, 플레이오프(11G) 타율은 0.290(31타수 9안타)이었다. 한국시리즈(36G)는 통산 타율 0.222(110타수 26안타), 그래도 홈런 4개를 쳤다.

2008년 준플레이오프에서 0.583(12타수 7안타 4타점)을 기록했지만, 진갑용(타율 0.417, 12타수 5안타 2타점)에 밀리며 MVP 인연이 없었다.

# 체인지업 포기, 직구만 노렸다

박석민은 플레이오프에서 안타를 딱 2개 쳤는데 모두 홈런이었다. 그것도 '가을 사나이'로 위력을 떨친 LG 허프의 직구를 때려 2방을 쳤다. 게다가 2개 다 7회에 나온 결승 홈런이었다.

박석민은 "시즌 때 허프 공을 상대해보지 않았다. 시리즈 앞두고 영상으로만 봤다. 허프의 직구가 워낙 좋은데, 이상하게 나랑 잘 맞는 것 같다"며 "오늘도 체인지업은 포기하고 들어갔다. 몸쪽 직구만 기다리고 있는데, 한가운데로 몰렸다. 왼발을 살짝 빼면서 원, 투, 스리하고 냅다 휘두르는 타이밍에 딱 걸렸다"고 설명했다. 149km 직구였다.

그는 2차전에서 허프 상대로 결승 투런 홈런을 친 후 "허프의 체인지업이 들어오면 그냥 삼진이다 마음 먹고, 몸쪽 직구만 하나만 노리고 기다렸다"고 싱글싱글 웃었다. 이때는 148km였다.

# 한국시리즈 가서 더 잘 쳐라

앞서 박석민은 그라운드 방송 인터뷰를 마치고 양상문 LG 감독과 잠깐 만났다. 양 감독이 인터뷰를 마치고 3루측 LG 라커룸으로 향하다, 3루 덕아웃에서 나오는 박석민과 통로에서 마주쳤다.

박석민은 양 감독을 향해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양 감독은 박석민에게 "그걸 넘기삐나"라며 살짝 미소지었다. 홈런을 얘기한 것.

박석민은 달리 대답을 하지 못하고 그냥 웃음만 지었다. 미안한 마음. 그러자 양 감독은 "그래, 한국시리즈 가서 우승해라. 너그 감독이 그리 원하는 우승인데"라며 덕담을 건넸다. 그러면서 한마디 더 했다. "그리 쳐서는 안된다. 더 잘 쳐야 한다." 박석민(9타수 2안타)은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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