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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伊 올해 유입 난민 사상 최다 전망…곳곳서 불만 폭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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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15만3천명 입국…종전 최다 '2014년 17만명' 상회할 듯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3월 유럽연합(EU)과 터키의 난민 협정 이후 아프리카 난민의 최대 관문으로 떠오른 이탈리아로 유입되는 난민 수가 올해 사상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도시 곳곳에서 난민으로 인한 불만이 폭발하는 등 난민 문제가 골칫거리로 되고 있다.

25일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이탈리아에 입국한 난민 수는 15만3천450명에 달한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83% 증가한 수치다. 또, 한 해 유입 난민으로는 역대 가장 많은 총 17만명의 난민이 몰려든 2014년 이맘 때보다도 1천300명이나 많은 것이다.

지난 2∼3일 간 지중해에서 추가로 구조된 난민 수가 약 4천300명에 이르는 데다 최근 하루 1천명 이상의 난민이 이탈리아에 오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탈리아가 올해 받아들이는 난민 수는 2014년 기록을 뛰어넘을 것이 확실시 된다.

이런 가운데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을 받은 유럽 다른 나라들이 난민 수용을 꺼리는 탓에 난민들의 유럽 분산 수용이 지연되며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는 수용 인원을 훨씬 초과한 난민들이 몰리며 이탈리아 국내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

24일 밤 아드리아 해에 면한 이탈리아 북부 페라라 인근의 소도시 고리노에서는 급기야 난민들이 마을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바리케이드까지 등장했다.

연합뉴스

난민의 진입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친 伊 소도시 고리노의 주민 [EPA=연합뉴스]



이날 임신부 1명을 포함한 난민 여성 12명이 이곳의 호스텔에 수용될 예정이었으나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격렬한 시위로 이들은 인근 도시로 뿔뿔이 흩어졌다.

고리노 전체 인구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200여 명이 참여한 이날 시위에서 주민들은 "우리는 난민을 원치 않는다"는 구호를 외치며 마을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친 채 난민들의 출입을 봉쇄했다.

난민 수용을 둘러싼 불만은 대도시라고 예외가 아니다. 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은 이날 피렌체가 속한 토스카니 주에 더 이상의 난민을 보내지 말 것을 내무부에 촉구했다.

나르델라 시장은 "토스카니는 할당된 난민 수보다 12%나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며 라치오, 캄파니아, 발 다오스타, 에밀리아 로마냐 등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곳에 난민을 추가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난민의 균등 배치를 위해 지역 인구에 비례해 난민을 분산 수용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밖에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주의 경우 밀라노와 코모의 주요 도시의 중앙역에 난민들이 진을 치며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고, 일부 도시에서는 난민들에게 현지 주민들과 같은 버스를 타지 말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난민 학생들에게 현지 학생과 다른 화장실을 이용하라고 이야기하는 등 난민 차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한편, 오는 12월 4일 상원 축소를 골자로 한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는 이탈리아 집권당은 유럽 다른 나라들의 미온적인 태도로 난민 문제에 좀처럼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며 여론이 악화하자 유럽연합(EU)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전날 가톨릭 자선단체의 도움으로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 75명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이탈리아는 (난민 수용에 있어)문명화된 방식으로 우리 몫을 하고 있지만 이를 더 이상 홀로 할 수는 없다"며 "유럽 역시 응당 제 몫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역시 EU가 난민 재할당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난민 구제를 위한 지출이 많은 이탈리아에 더 탄력적인 재정 유연성을 부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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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밀라노 난민센터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난민들 [AP=연합뉴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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